2015년 6월 27일 토요일

간호사의 욕정


간호사의 욕정


"이즈미 간호원,한박사님께서 찾으십니다."

방송이 들렸다.나는 급히 보지 속에서 손가락을 빼었다.

즐기던 것을 방해받아 기분이 언짢았다.그러나 어쩔 수 없지.나는 타고 앉아 있던 변기에서

일어나 팬티를 끌어올리고 수도를 틀어 손에 끈적끈적하게 묻은 물기를 씻어내었다.

병원의 간호원 전용 화장실은 늘 내게는 편안함과 약간의 쾌감을 주는 곳이다.

배설할 때의 쾌감만이 아니라 마스터베이션 때의 쾌감도 여기서는 맛볼 수 있었다. 물론

마스터베이션은 진짜 섹스만은 못하지만, 늘 남자 환자나 인턴이 기다려주는 것도 아니니

까. 복도를 급히 걸어갈때 누군가 뒤에서 내 치마 밑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이제는 촉감만으로 누군지 알 수 있었다.

자랑은 아니지만,이 병원에 있는 20대 남자들 중에서 환자나 의사를 막론하고 나와 한 번

쯤 해 보지 않은 남자는 없을 정도이니까.

"윤상씨,전 지금 바빠요.나중에 만지게 해 드릴께요."

나는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의 손은 이미 팬티를 잡아 내리고 있었으나,나는 차분히

그의 손을 치웠다. 복도에는 둘밖에 없었다. 윤상씨는 왼팔을 골절로 늘 붕대로 매달고 있었

으나,오른손의 테크닉은 누구 못지 않았다.

이제 21세가 겨우 된 청년인데, 어디서 그런 테크닉을 익혔는지 놀라울 정도였다.

일본에서도 그런 남자는 만나지 못했었다.

"휴--그럼 노리꼬양, 이따가 꼭 해 주는 거죠?"

"그래요."

내 이름은 이즈미 노리꼬,26살이다.요꼬하마에서 태어났지만 스무살 때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 제일의 병원이라는 성수병원의 간호원으로 일하고 있다.

고교생 때부터 많은 남자를 사귀었지만 왠지 일본 남자는 마음에 들지 않아 처녀성을 바

칠 상대를 한국에서 찾기로 하고 건너온 것이었다. 첫 대상은 어처구니 없이 열다섯살 짜

리 꼬마아이였다.열 다섯살이면 꼬마라기에는 좀 크긴 하지만...

암튼 상당한 부호의 아들이라고 했다. 그때 나는 한국말도제대로 못할 때였다.

민호(그의 이름)는 두 다리를 다쳐서 침대에 누워만 있었는데,어느날 내가 돌아서 있을 때

슬쩍 내 치마를 들춰보는 것이었다.

내가 놀라 돌아서자 그는 한국말로 뭐라고 하면서 내 손을 잡아 끌어 그의 자지를 쥐어주

었다. 일본남자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그의 크기에 난 반해버렸고, 마침 둘밖에 없는 방이어

서 바로 그의 자지를 빨았다.

두 다리를 못 움직이지만 민호의 허리 힘은 굉장한 것이었다. 내가 빨기만 하는데도 그의

허리가 들썩들썩 움직이고 자지는 점점 딱딱해졌다. 난 빠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가 없었

다.급히 팬티와 스타킹을 벗어버리고 치마를 걷어올렸다.

민호는 웃으면서 얼굴을 내 쪽으로 내밀었다.

나는 그 뜻을 곧 알아차리고 그의 얼굴 위에 걸터앉았다. 그의 혀가 내 보지를 간질이기

시작했다. 민호는 여자 경험이 있는지,각 포인트를 정확하게 짚어가면서 애무해 주었다.

온몸이 달아나는 누가 툭 치기라도 하면 그대로 싸 버릴듯한 상태였다. 남자가 사정하는

것과는 다르지만,여자도 그런 것이 물론 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민호의 자지를 붙들고 조준

했다.

민호가 누워 있고 내가 위에서 박는 자세였다.

푹 하는 소리가 내 귀에도 분명히 들렸다. 그순간 아픔이 보지 쪽으로부터 밀려올라왔다.

나의 처녀성이 열리는 아픔--차라리 그건 기쁨이었다.

고통은 곧 사라지고, 말할 수 없는 쾌감이 해일처럼 몰려오기 시작했다.

민호는 그 굉장한 허리 힘으로 자지를 박아대었다. 내가 위에 있었지만 나는 몸을 움직일

필요가 없었다.

들썩 들썩 움직이는 바람에 하마터면 자지가 빠져나갈 뻔도 했다. 민호가 숨찬듯한 소리를

계속 내뱉더니,

"아...아,누나! 나 지금 싸요!"

하고 외쳤다.말뜻을 생각해 볼 틈이 없이 뜨거운 물이 내 보지 안에 쑤욱 뿜어졌다. 거의

동시에 나도 오르가즘에 다달하였다. 섹스는 끝났다.나는 대만족이었다.

서로의 타이밍도 좋았고,무엇보다 이렇게 대단한 자지에 허리힘이라면 처녀성을 바치기에

아깝지 않은 존재였다.

나는 벗은 팬티를 주워 나의 피와 그의 정액으로 범벅된 그의 자지를 닦아 주었다.그러자

민호가 날더러 엎드리라고 손짓했다.내가 엎드리자 그는 그 팬티로 자상하게도 나의 보지

를 닦아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축 늘어진 그의 자지에 키스해주었

다. 그 뒤로 섹스를 가진 일은 없었지만 수시로 민호의 자지를 빨아주었다.

난 그저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 우연히도 그것이 민호의 치료에 큰 효과를 주었다. 민호는

통상의 경우보다 두주일이나 일찍 나은 것이었다. 그가 퇴원하기 전날 밤 나는 마구 울면서

민호와 여덟 번이나 섹스를 했다. 민호도 울었다.

두 번째 남자는 나보다 다섯 살이나 나이가 많은 당시 스물일곱살이었던 유영 인턴이었다.

민호가 떠나고 일년을 나는 남자 생각은 전혀 않고 살았었다.

어느날 화장실에서 나오는 찰나인데 갑자기 그가 들어왔다. 깜짝 놀라 소리치려 했으나 그

가 내 입을 막고는 목덜미에 팔을 둘러 꽉 죄었다. 정신이 혼미해져서 아무것도 할 수 없

었다.주위에도 도와줄 사람이라곤 없었다.그는 화장실 문을 닫고는 내 치마를 말아올리고

팬티를 무릎까지 내렸다. 그러면서 한쪽 팔로는 계속 내 목을 죄었다 늦췄다 하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일어선 채로 바로 내 보지로 뚫고 들어왔다. 무지막지하게 자지가 밀고 들어오

느 바람에 몹시 아팠다. 이윽고 자지가 쑤셔대는 느낌과 함께 쾌감과 혼미함이 몰려들어

나는 기절하고 말았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변기 위에 걸터앉아 있었고 유 인턴은 어디론

지 사라지고 없었다.나는 몸을 일으켰다.

치마는 아직도 허리까지 끌어올려져 있었고 팬티는 아예 없었다. 옷을 다듬고 나자 바닥에

무언가 떨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사진 한 장과 쪽지였다.

그때에는 나도 한국말을 익숙하게 할 수 있었다. 사진은 내 모습이었다. 변기에 앉아 양 다

리를 힘껏 벌리고 있는 포즈였다. 보지 깊숙히 물방울까지 보였다. 내가 기절해 있는 동안

폴라로이드로 찍은 것이 분명했다. 사진 찍은 솜씨만은 기가 막혔다. 쪽지에는 다음과 같

이 씌어 있었다.

<사진은 잘 보았지?팬티는 내가 갖겠어.걱정마.새로 예쁜 팬티를 하나 사 줄테니까.물론

아무리 예뻐봐야 네 보지만큼 예쁘진 않을테지만.혹시 이 일을 남에게 말한다면 사진을

공개하겠어.사진은 얼마든지 있으니까.>

처음엔 화가 치밀었다.기절해 있는 동안 사진을 몇 장이나 찍혔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었

다.암튼 사진을 미끼로 나는 계속 요구를 들어줘야만 했다.

심할 때는 어느 장님 환자를 간호하면서 바로 뒤에서 그가 박아대는 수도 있었다.

몸이 뜨거워져 신음하면 환자가 놀라서 자꾸 물어보곤 했다.

그는 석달 동안이나 나를 가지고 논 뒤 병원에서 쫓겨났다. 이후에 알았지만 그는 같은

수법으로 병원 간호원들을 이미 다섯 명이나 농락했고,내가 여섯 명 째였다.

쫓겨난 것은 두번째로 당한 간호원이 병원 원장에게 고발한 때문이라고 했다.

세번째 남자는 나와 동갑인 환자였다. 그때는 아직 유 인턴이 쫓겨나기 전이었다.

그는 화상으로 몸통에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하반신도 얼굴도 말짱했다. 조 경수라는 이름

이었다.그는 아직 독신인 성실한 청년이라고 했다.

그때 나는 유 인턴에게 질려 있었으므로, 다른 남자를 찾고 있었다. 이번에는 내 쪽에서

경수 씨를 유혹했다.간단했다. 그의 앞에서 일하는 척 하면서 몸을 굽히거나 다리를 벌려

그곳을 슬쩍 슬쩍 드러내보였다. 간호원들은 보통 위생적으로 평범한 흰 팬티를 입지만,그때

만은 일부러 레이스가 달린 핑크빛 팬티를 입고 있었다.

이 팬티는 아주 얇은 실크여서 속이 훤히 비치는 것으로, 유 인턴이 사준 10여장의 팬티 중

하나였다.그 다음엔 실수로 넘어지는 척 하면서 그의 자지에 손을 갖다대었다.예측대로 그

의 자지는 곧 반응을 나타내었고,이틀 뒤 나는 그와 기분 좋은 섹스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사지가 말짱했으므로 여러 체위를 취할 수 있었는데 그와내가 처음 취한 체위는 내

가 앞에서 엎드리는 배후위-속칭 뒷치기라는 것이었다.

경수씨의 자지는 민호만큼 크고 단단한 것은 아니었지만(민호의 자지는 딱따할 정도였다)

길고 지속적이었다.나는 그가 찔러 대는 동안 두 번이나 오르가즘을 느꼈는데 그는 계속

찔러 대고 있었다.이렇게 정력이 좋은 남자는 드물었다.

날이 밝을 무렵이 되서야 그는 "끙...!"하면서 물을 쏟아 놓았다.

어찌나 많은지 보지에서 줄줄 넘쳐흐를 정도였다.

유 인턴이 쫓겨난 뒤 병원 내에 나에 대한 소문이 퍼졌다.

유 인턴과의 관계가 아니라 환자들에 대한 것이었다. 내가 담당한 환자들은 늘상 남들보

다 두 주일 가량 조기완치가 된다. 어느날 부원장이자 내게 한국말 지도를 해주신 은사이

기도 한 한박사님이 나를 불러 물었다.나는 솔직히 말했다. 그분 앞에서는 거짓말을 할 수

없었거니와,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그분만큼 자상한 사람은 우리 아버지 말고는 없었다.

아버지-요꼬하마에서 가난한 어부로 사셨던 아버지는 갖은 고생을 하여 당신의 외딸을 훌

륭한 간호원으로 만들어주셨다.병으로 늘 누워 의식이 없는 어머니 대신 집안일까지 하느

랴고 남보다 일찍 늙으신 가엾으신 분이셨다. 그러나 아주 자상하셨다.

아주 어렸을때 나는 아버지의 자지를 보고는 신기해 했었다. 그리고는 철없이 그것을 만지

며 놀곤 했었다. 물론 남들 앞에서야 그럴 수 없었지만...

철이 들고 남자에 대하여 어느정도 안 뒤에도 나는 아버지의 자지를 자주 만졌다.병으로

누워계신 어머니 때문에 아버지는 수십년이나 금욕생활을 하고 계셨다.나는 그것이 안쓰

러워서 옛날 버릇처럼 아버지의 자지를 손으로나마 애무해드렸던 것이었다.다 큰 딸이 그

런 짓을 하는 것이 당신으로서는 당혹스러웠겠지만 아직 철이 덜 낫겠거니 하고 넘어가시

는 것 같았다.

한박사님은 아버지와 매우 닮은 분이셨다. 얼굴도 비슷했다.

내 이야기를 들은 한박사님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그랬었군...노리꼬양, 그건 새롭고 훌륭한 치료법이오.

당신은 알았는지 몰랐는지 모르지만 환자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준 것이오."

나는 처음에 한박사님이 날 감싸주려고 그런 말씀을 하시는가 싶었다. 그래서 한박사님이

바지를 벗었을 때는 사뭇 놀랐다.

"나도 해 줄수 있겠나? 그냥 오랄이면 돼. 싫으면 그만두고."

나는 무릎을 꿇고 박사님의 자지를 입에 물었다.설령 싫다 한들 거절할 수 있는 분이 아니

었다. 박사님이 보지를 들이대라 해도 했어야 할 것이었다.

그만큼 내게는 자상하게 마음써주시는 분이었다. 그리고,박사님은 자꾸만 내게 아버지를

연상시켰던 점도 있었다. 박사님은 예순 하나,사모님은 2년전에 돌아가시고 혼자시라고 했

다.예순살 노인답지 않게 자지는 매우 왕성했다. 그러나 올려다본 얼굴은 자지의 반응과는

사뭇 달리 근엄하고 침착했다. 새삼스럽게 박사님께 존경심이 생겼다.

박사님은 지금 새 치료법의 실험을 하고 계신 것이지 결코 쾌락을 즐기시려는 것은 아닌

것이다.

나는 아는 테크닉을 총동원하였다. 혀로 자지를 휘감는다거나 불알을 핥아준다든가,끝부분

을 벌려 혀를 집어넣는다든가...이윽고 박사님도 신음하기 시작했다.

"헉,헉...노리꼬양,이건...정말...굉장해..."

순간 나는 몸을 돌려 박사님의 발기한 자지를 내 보지에 꽂아넣고픈 마음이 들었다.그러

나 박사님의 말씀은 자지이 아니었으므로 계속 빨기만 했다. 이윽고......

"아...아!싼다 싸!!"

라는 말과 동시에 따근한 물이 내 입안에 툭 툭 튀었다. 나이 때문인지,그 양은 그리 많지

않았다. 나는 그대로 꿀꺽 삼켰다.

이윽고 한박사님은 그 새로운 치료법을 체계화하여 내게 지도해 주었다. 간단히 말해 자지

는 섹스를 통하여 환자치료의 일부를 담당하는 것으로 생물학과 정신의학의 세계에까지 파

고드는 것이었다.그때부터 나는 공공연히 환자들과 섹스를 즐길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번 일의 상대는 상당히 재미있을 것으로 생각해요, 더우기 그 나름대로의 힘이 들 것

이라 말할 수 있지, 뭣보다도 이번에는 두 사람을 함께 상대하지 않으면 안 되지만......"

"네, 한 명이라도 큰일인데, 두 사람을 함께 돌봐줘야 한다는 뜻인가요......"

나는 한박사님의 얼굴을 불안스럽게 바라보았다.

"그렇더라도 노리꼬양은 아무것도 걱정할 것은 없어. 이 두 사람은 엄연히 건강한 부부이

니까. 다만 지금과 같은 표현으로 말하면, 남편은 스트레이트이나, 부인 쪽은 동성, 이성

양성과의 관계를 갖는 사람인 셈이지 물론, 두 사람의 성생활은 훌륭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들도 자지를 이렇게 저렇게 하려고 생각지는 않고 있어요. 그러므로, 당신이 이제까지

상대해 주었던 무리들과는 달라. 환자가 아니고, 당 연구소의 조사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

가해 주는 협력자라고 생각하면 돼."

자지 재미있겠어, 호모인 남자아이의 상대보다도 훨씬 즐길 수 있을것 같애요......

나는 그 커플의 정면에 나서는 남자보다도, 남자나 여자나 다 같이 즐길 수 있다는 부인

쪽에 흥미를 느끼면서 지정받은 특별실로 향하였다.

곧 뒤따라올 것이라는 두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나는 도어의 키를 열어둔 채 안으로 들어

갔다. 거기에는 이제까지 보아 왔던 살풍경한 병원의 입원실과 큰 차이가 없는 치료실과

는 전혀 다른 별세계였다.

목욕탕은 고급 호텔 정도의 설비였으며, 작기는 하나 부엌까지 마련되어 있었고 무게있는

커튼으로 거실과 구별되어 있는 침실의 옆에는 홈바까지 설치되어 있었다.

화장실을 열어 보았더니 두 별의 나이트 드레스가 걸려 있었다. 한 벌은 검정 레이스로

발목까지 늘어지는 긴 것이었으며, 또 한 벌은 넓적다리까지 밖에 안 되는 길이였으나,

속이 들여다보일 정도의 얇은 새하얀 것이었다.

그리고, 그 두 벌은 분명히 내것으로 사이즈를 고려하여 갖추어 놓은 것 같았다.

그 순간 나는 부자가 된 기분이 들어 입고 있던 것들을 모조리벗어던지고, 브래지어와 팬

티도 팽개친 벌거숭이 몸에 검정 레이스의 호화로운 네글리제(잠옷)를 걸쳤다.

목욕탕 옆의 탈의실에 비치되어 있는 거울에 내 모습을 비춰 보았다.

그 모습은 간호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으며, 볼수록 요염하고 음탕한 느낌이 드는 여자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었다. 나는 뒤로 묶었던 리본을 풀고 머리를 빗질하여 어깨 위에 크게

물결치게 드리웠다.

마치 고급 콜걸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영화 속의 섹시한 주인공이라도 된 것 같아 갖가지

포즈를 취해 보면서 자기 자신을 황홀하게 바라보고 있는 나의 귓전에 도어의 노크 소리

가 들려 왔다. 재빨리 도어 쪽으로 가서 두 사람을 맞이했다.

남편인 윤영규는 한순간 나의 온몸을 재빨리 훑어보고는 가벼운 목례를 하자마자 돈들인

실내를 흥미깊게 바라보고 있었으나, 부인인 오숙자는 인사를 하고 난 다음에도 나로부터

눈을 떼려고 하지 않고 나의 머리 위에서부터 발톱 끝까지 핥는 것처럼 시선을 보내고 있

었다.

염색한 붉은 머리의 숙자는 뛰어난 미인은 아니지만 키가 크고 헌출한 용모에 굉장히 차밍

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그 흐릿한 눈동자와 마주친 나는 몸의 깊숙한 곳에서부터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기묘한 흥분이 끓어오름을 느끼고 있었다.

남편인 영규씨는 맨처음 느낀 대로 약간 젊게 보이는 형으로 20후반이라고 하는데도 마치

고교 시절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어린 티를 벗지 못하고 있었으나,

몸은 날씬한 근육질로서 섹스에도 상당히 강해 보이는 타입이었다.

바의 카운터에 앉아 각각 가벼운 술로서 긴장을 풀고는 부담없는 대화를 하고 난 다음, 숙

자가 묵직한 커튼쪽을 처다보았다.

"저쪽이 베드룸인가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일어섰다.

자, 이제부터다. 이 두 사람 중에서 어느 쪽부터 어떤 방법으로 상대하면 되는 것인지......

나는 묵직한 커튼을 제치고 거대한 원형 침대의 커버를 걷어내면서 약간 허둥대면서 두

사람을 쳐다보았다.

"우선, 그가 입고 있는 것을 벗기고, 약간 즐겁게 해 주어요." 약간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

하는 숙자에게 나는 구원을 받은것 같은 기분이 되어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있는 영규씨 가까이로 다가갔다.

우선 오픈 셔츠의 단추를 풀었더니, 가슴털이 엷은 마치 20대초의 젊은 사람처럼 탄력있는

상반신이 드러났다. 이어서, 벨트를 풀고, 바지의 지퍼를 잡아당기자 그는 달아오른 듯 눈

을 감았으나, 바지를 벗기 쉽게 엉덩이를 들어올려 주었다.

그 아래에서 나타난 엷은 푸른 색깔의 남자 팬티의 중심부는 상당히 솟아 올라 있었다.

나는 바닥에 꿇어앉아 입술연지를 칠하지 않은 입술을 그곳에 대고는 천 너머로 그의 자

지의 모양에 따라 혓바닥으로 더듬어 갔다.

근원 부분에서 첨단 부분까지 2 번쯤 혓바닥으로 더듬었더니 그의 자지는 늠름한 위용을

과시하듯, 꼿꼿하게 일어섰다.

굉장해요. 이것 훌륭하네요. 역시 맨처음 본 순간에 느꼈던 대로, 그는 내가 좋아하는 타입

이었다.

나는 이 오랫만에 만난 늠름한 자지에 일 같은 건 집어치우고 빠져 버리고 싶어지는

흥분을 느껴, 카페트에 꿇어앉은 양다리 사이가 촉촉히 젖어옴을 의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박사님이 단순히 3 인 1 조로 즐기게 해 주기 위해서만이 방을 제공해 주었을

리는 없을 것이다. 틀림없이 어딘가에 숨겨진 카메라가 있을 것이다......

나는 그의 자지에서 입을 떼고는 셔츠를 벗겨 주면서 재빨리 침실의 벽과 천정을 둘러보

았다. 과연 있었다. 저쪽에, 이쪽에도......

교묘하게 설치되어 있는 렌즈가 자그만치 4개나 있었다. 두말할것도 없이 특별실이구나.

이런 상태라면 침대의 어디에도 감춰져 있어 보지가 젖는 상태까지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지 않겠는가...... 좋아요, 충분히 관찰해 줘요.

내가, 이 두 사람에게 철저하게 서비스하여 최고의 포르노 비디오를 제공해 줄 테니까

요......

영규씨를 발가벗겨 놓았더니 벌써 크게 일어서 있었다. 자지의 중심부를 직접 혓바닥으

로 핥으며, 그 첨단 부분을 입에 머금었더니 이러한 나에게 자극을 받았던지 숙자가 다

가오는 기색이 보였다.

곧바로 그녀는 침대 옆에 앉더니, 쉴새없이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는 나의 머리를 두 손으

로 안고는 귓속에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듯이 하면서 혓바닥 끝으로 그 근처를 간지르기 시

작했다. 나는 입안에 가득히 영규씨의 자지를 머금고 있기 때문에 희미한 신음 소리를 내

면서 한쪽 손을 뻗쳐 숙자의 핑크색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고,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풍요한 유방이 솟아 있는 것을 꼭 잡았다.

전혀 느슨함이 없는 숙자의 그곳은 나의 손바닥으로 기분좋게 비비며 만지작거릴 필요도

없이 그 첨단이 꼿꼿하게 솟아오르.한참 동안, 나는 영규씨의 자지의 첨단과 숙자의 젖

꼭지의 딴딴함을 비교하듯 혓바닥과 손끝으로 열심히 꿈틀거리게 하고 있었다.

양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위로 들어올리고 있는 나의 잠옷 자락을 크게 추켜올리면서 열

려 있는 사타구니 사이의 골짜기로 숙자의 손이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바로 그

손끝이 벌써 앞서부터 넘쳐 흐르기 시작한 나의 꿀물이 완전히 적셔져 세로의 긴골짜기

를 마음껏 그 감촉을 맛보듯 몇 번이고 왔다갔다했다.

나도 점점 희미한 신음 소리를 높이면서 골짜기의 첨단에 있는 조그마한 움이 그 손끝을

느끼려고 쉴새없이 허리를 비틀며 비벼댔다.

그것을 알고 있는 숙자는 일부러 그곳을 피해 꼭지점의 근원과 꽃잎, 그리고, 숨차게 수

축하는 꼭지점 주위를 부드럽게 꿈틀거리고 돌아다닐 뿐이었다.

견딜 수 없게 된 나는 영규씨의 자지에서 입을 떼고, 그 대신 그것을 오른손으로 꼭 쥐

고는 위아래로 훑으면서 숙자의 유방을 잡고 있던 왼손을 아래로 내려서 플레어 스커트 밑

으로 집어넣어 팬티 위에서 그곳을 꾹 잡았다.

엷은 천조각 너머로 부드러운 비단실을 만지듯한 풀숲의 감촉과아울러, 그 밑에서 용출하

고 있는 뜨거운 꿀물이 축축하게 나의 손끝을 적셔왔다. 일부러 팬티 위에서 가운데 손가

락을 구부려 발달되어 있는 두 잎의 꽃잎을 가르고 순식간에 그 끝에 있는, 새끼손가

락 끝 정도로 부풀어 있는 꼭지점을 공격해 주었다.

숙자의 입에서 목쉰 것 같은 신음 소리가 들리자 그것을 알아차린 영규씨가 번쩍 눈을 뜨

고는 서로가 각각의 다리 사이에 손을 집어넣고 있는 두 사람의 자태를 가만히 응시하는

기색이 보였다.

당신쪽은 잠깐 쉬어요. 우리들이 즐기는 것을 한참 동안 봐 주었으면 좋겠어요......

나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뇌이며 그의 자지에서 손을 떼고, 그의 부인의 스커트를 번

쩍 추커올리고는, 촉촉히 젖어 있는 바이올렛색 팬티를 재빠르거 허리에서 끌어내려 순식

간에 벗겨 버렸다.

핑크색 블라우스의 가슴 부분이 크게 열렸으며, 플레어 스커트를 허리 근처에까지 구겨진

채 추켜올려진 숙자는 허스키한 헐떡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거대한 원형 침대 위에 바르게

누웠다.

이봐요, 그녀의 이런 모습, 굉장히 에로틱하지요. 단단히 촬영해 줘요......

나는 숨겨진 카메라의 렌즈 저쪽에서 가만히 눈여겨 보고 있을 것이 틀림없는 한박사님

과 다른 스텝들을 향해 일부러 영악한 말을 퍼붓고 싶었다. 그래요, 남편의 눈앞에서 이

렇게 멋진 부인의 몸을 더욱 더 몸부림치도록 해 보이겠어요. 나의 손가락과 혓바닥으로요.

나는 사방에서 조여드는 렌즈를 충분히 의식하면서 흩어진 의복을 일부러 몸에 그대로 둔

채 숙자의 유방을 왼손으로 힘껏 잡고는 그 첨단의 장미빛으로 빛나며 꼿꼿하게 머리를

들고 있는 봉오리를 입에 머금어 보였다.

숙자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목쉰 것 같은 신음 소리가 한층 터 톤을 높이고 있었다. 거기

에 재촉이라도 받은 듯, 나는 두 개의 젖꼭지를 번갈아 입에 머금고, 혓바닥으로 굴리면서

때로는 가볍게 이빨로서 물어 주기도 하였다.

동시에 왼손을 아래쪽으로 뻗어 다리 사이를 만지작거려 보았더니 내것보다 휠씬 큰 2 개

의 꽃잎 사이와, 짙은 붉은색의 치모에는 물론, 넓적다리의 안쪽에도 끈적끈적하게 꿀물이

넘쳐 있어 그 중심부는 나의 손가락을 유인이라도 하려는 것처럼 바닷속의 말미잘과 똑같이

꿈틀거리게 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 굉장해. 그녀의 꼭지점. 흥분하여 무아지경이 되면 내것도이렇게 될까.

나중에 비디오를 보면서 차분하게 연구해 보아야지. 그러기 위해는 먼저 그녀의 흥분 상태

를 완벽하게 촬영해 두도록 하지 않으면 안돼요.

나는 손으로 베개를 집어 숙자의 엉덩이 밑으로 밀어넣었다. 그녀의 크게 벌어진 다리 사

이가 비스듬히 위로 올려졌으며, 천장 한모퉁이에서 촬영하고 있는 렌즈가 그 중심부를 포

착하고 있을 것임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숙자의 다리 사이에 밀어넣었던 머리를 될 수 있는대로 낮게하여 카메라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유념하면서, 왼손끝으로 풀숲 아래에 크게 부풀어 있는 2 개의 꽃잎을 좌우로

벌렸다.

아름다운 핑크색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내부가 넘쳐나온 꿀물에 번쩍거리고 있었으며,

꼭지점 주위가 크게 수축함과 동시에 그 약간 위쪽에 있는 휠씬 작은 또 하나의 구멍에

서 분출된 소량의 액체가 마치 안개처럼 나의 얼굴을 적셨다.

그러한 숙자를 약간 애태우려고 포피로부터 고개를 쳐들고 있는 짙은 핑크색으로 번쩍번

쩍 빛나고 있는 꼭지점을 혓바닥 끝으로 약간 떠밀거나 그 아래에서 텁텁한 액체를 분출하

고 있던 작은 입을 혓바닥으로 간질러 주었다. 그 순간 숙자의 넓적다리가 쭉 경직되면서

허리가 다시 높이 쳐들어져 그녀의 입에서는 갈딱갈딱 넘어가는 것 같은 숨찬 목소리가

띄엄띄엄 새어 나왔다.

"아아, 부탁이야. 노리꼬, 핥아 줘, 빨아 줘, 나의 보지. 아아, 씹어버려요. 아아, 그리고 빨

리, 부탁이예요......"

흐느끼듯 애원하면서 숙자의 두손이 나의 머리를 자기의 다리 사이에 힘껏 밀어넣고는

껴안았다.

그에 응답하듯 나도 두손을 숙자의 넓적다리로 돌려 세로로 크게 갈라져 있는 제일 아래

쪽 부분을 오른손의 손가락으로 간질듯이 하면서, 왼손을 다시 그 아래로 집어넣어 그

근처를 축축하게 적시고 있는 끈적거림을 닦아내면서 엉덩이의 중심부에 숨겨진 어둔 꽃

잎을 만져 주었다.

꼭지점을 혓바닥으로 핥아 주고 그와 동시에 부드럽게 손가락을움직여 2 개의 구멍을 공

격당하여 숙자는 풍요로운 붉은 머리카락을 펄렁거리면서 엉덩이를 크게 위로 쳐들면서

몹시 괴로와하였다.

"아아, 좋아, 좋아, 아아 난 죽어, 난 죽어, 죽겠어, 아아......"양다리의

뒤꿈치를 침대의 매트리스에 힘껏 밀어붙이며, 마치 레슬링 선수들의 활처럼 구부러진

다리 모양처럼 온몸을 활처럼 뒤로 제친 숙자의 입에서는 절규가 새어 나왔다.

틀림없이 그녀는 절정에 도달했을 거야. 이번이 첫번째다. 지금부터 앞으로 계속 몇 번 도

달할 수 있겠는지, 가는 데까지 공격해 보려고 해요......

간호원으로서의 직업 의식보다도, 오직 자기 스스로, 나는 숙자의 민감한 여체에 깊은 흥

미를 느껴, 격렬하게 경련하는 넓적다리를 힘껏 껴안고는 쉴새없이 넘쳐나오는 숙자의 꿀

물로서 얼굴 전체를 흠뻑 적시면서 잠시도 쉴 틈을 주지 않고 점점 더 열심히 혓바닥과

손가락으로 꿈틀거리게 했다.

핑크색 블라우스의 가슴 부분이 열리면서 풍부한 2 개의 젖가슴이 넘치고, 플레어 스커트

는 허리 근처에까지 번쩍 추켜 올려지고, 엉덩이 아래쪽에 밀어넣어둔 베개 때문에 넓적다

리 두 개가 우뚝 솟아 천장을 향하고 있었으며, 그 사이에 파묻힌 나의 머리가 크게 위아

래로 흔들리고 있었다.

나는 이 방의 네 귀퉁이 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각도에서도 촬영하고 있을 숨겨진 카메라

의 렌즈를 충분히 의식하고 숙자의 짙은 적갈색 풀숲을 코끝으로 밀어대면서 좁은 골짜기

의 위쪽에 우뚝 머리를 들이대고 있었다. 벌써 엄지손가락의 끝 정도로 부풀어올라 있는

꼭지점을 입에 머금고는 혓바닥으로 끈질기게 놀려댔다.

숙자의 넓적다리가 크게 경련하면서 입에서는 비명 비슷한 가쁜 숨소리가 연속적으로 새

어나왔다.

그녀의 다리 사이는 물론, 엉덩이의 갈라진 틈새에도 몸의 중심부에서 계속 용출되는 끈

적끈적한 진한 꿀물이 넘쳐흘러 침대의 시트가 흠뻑 젖어 있었다.

어때요? 이 숙자의 흩어진 모습. 좋은 연구 자료가 될 것 같지요......

클로즈업된 숙자의 다리 사이와 그 표정을 이웃방에서 틀림없이 모니터 텔레비에 매달려 바

라보고 있을 한박사님을 향하여 나는 또 한번 큰소리로 외치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다.

그래요, 우리들의 행위와 표정을 빠짐없이 촬영해 두어요. 동성의 애무로서 여자가 남자를

상대한 때보다 비교도 안될 만큼 미치게 만드는 것을........

그리고, 이것을 바라보고 있는 남편 쪽에서 어떤 반응을 나타내는지를....

새하얀 넓적다리를 심하게 떨면서 숨찬 소리와 흐느낌을 번갈아 되풀이하고 있는 숙자에

게, 나는 처음으로 대하는 크나큰 꼭지점을 입술과 혓바닥으로 공격하면서 왼손을 숙자

의 아래쪽으로 돌려 그 근처에까지 넘쳐나와 있는 물기를 손가락끝에 충분히 묻혀 그 중심

부에서 숨쉬고 있는 조그마한 언저리를 놀려댔다.

그와 동시에 불편한 자세이면서도 오른손을 숙자의 다리 사이에 집어 넣어 변함없이 진한

꿀물을 분출하고 있는 샘의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놀려대면서 잘 발달된 2 개의 두터운 꽃

잎의 감촉을 한참 동안 즐기고나서 집게손가락과 가운데손가락을 합쳐 그 중심부에 거세게

침입시켰다.

그 순간, 숙자의 입에서 비명 같은 톤이 높은 소리가 새어나오면서 길게 그치지를 않았

다. 그러나, 그 소리는 켤코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고, 정반대의 것이라는 사실은 그 속에 함

유된 비길 데없는 달콤함이 잘 나타내고 있었다.

"아아, 노리꼬., 못 견디겠어. 멋있어, 아아 아아......난 죽을 것만 같애, 아아, 죽겠어요......"

나의 머리를 힘껏 두 손으로 껴안으면서 자기의 다리 사이에 눌러대고는 비명이 아닌 마

음 깊숙한 데에서 솟아나듯 하는 숙자의 신음 소리는 남편인 영규씨도 아마 처음 들었을 정

도로 참을 수 없는 괴로움과 감미로움이 간직되어 번지고 있었다.

"그래요, 숙자, 더욱 더 소리를 내어 즐겨요. 마음껏, 마음도 몸도 툭 터놓고 철저하게 자

기의 욕망을 드러내 보이는 거예요. 남자에 대한 연기 같은 건 우리들끼리의 사이에는 필

요없는 거예요......"

갑자기 나이트 드레스 자락이 허리 근처에까지 번쩍 추켜올려지면서, 팬티를 입지 않은 엉

덩이가 드러나는 것을 느끼면서 나는 갑자기 깜짝놀라 숨을 들이켰다.

그러나, 그것이 거대한 침대의 한구석에 혼자 내버려 두었던 숙자의 남편인 영규씨의 손

이라는 것을 순간적으로 알아차리고 나는 마음속으로 킥킥 옷어댔다.

'그래요, 아까 잠깐, 나의 손과 입으로 즐기게 해 줬을 뿐, 그 뒤로는 나의 처분만을 기다

리고 있었으니까요. 그 덕택으로 부인인 숙자가 이렇게 멋지게 느끼고 있는 것을 보여 주

고 있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있을 수는 없는 거지요.'

나는 그러한 영규씨가 약간 가련하여 얼굴은 숙자의 다리 사이에 파묻은 채, 양무릎을 매

트리스에 대고, 알몸이 된 엉덩이를 그의 쪽으로 돌려 밀어내보였다. 그때, 나의 다리 사이

에서도 숙자에게 질세라 몸을 깊숙한 밑바닥으로부터 벌써 넘쳐나온 꿀물로 흠뻑 젖어

있는 것을 나 자신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아아, 탐이 나. 난 아까 입속에 머금었던 영규씨의 그 늠름한 자지가 탐이 나.

부인의 꼭지점을 핥으면서 그 남편에게 뒤로부터 공격을 당한다는건 틀림없이 최고라고

생각해......

아아, 빨리요. 영규씨 넣어 줘요, 당신의 커다란 자지를...' 나는 숙자의 꼭지점에 대고 있

는 입속에서 희미한 신음 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그는 그러한 나의 마음속으로부터의 소원을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높게 쳐들어

져 두 개로 갈라진 나의 엉덩이 사이를 눈을 깜빡이면서 자세히 바라보고 있을 뿐 좀체

로 적극적으로 공격해 오려 하지 않았다.

나는 서둘렀다. 숙자에 대해서는 심하게 입술과 손가락을 구사하여, 그 몸의 앞과 뒤의

구멍에 밀어넣었던 두 손의 손가락을 아주 거칠고 빠르게 넣고 빼고를 되풀이 하여 한층

높은 신음 소리를 숙자가 내게끔 하면서, 자기의 엉덩이를 크게 비틀어 넓적다리와 넓

적다리를 비벼대 보았다. 그러나, 새하얀 큰 엉덩이가 흔들거리면서 움직이자 그 사이에서

치렁치렁한 풀숲에 싸인 멋있는 핑크색의 보지가 마치 바닷속의 말미잘처럼 수축 운동

을 되풀이하고 있는 맹렬한 광경을 눈앞에 보고는 영규씨는 숨쉬는 것도 잊은채 멍하니 있

을 뿐이었다.

나는 점점 더욱 열을 올리고 있었다.

희미한 신음 소리가 한층 더 크게 나오자, 양다리를 심하게 파둥거리면서 마음껏 엉덩이

를 뒤로 밀어댔다.

내가 겨냥한 것은 적중되었다. 5, 6 인치 가까이까지 가까와진 나의 몸의 중심부의 절묘한

꽃잎이 꿈틀거리는 것을 들여다보고 있던 영규씨의 얼굴이 딱 나의 엉덩이 사이에 끼워

져 버렸다.

갑자기 그의 입에서 놀라는 것 같은 가쁜 숨소리가 새어나와 자지이 나의 몸 중심부의 꽃

심에까지 전도되어 왔다. 아까부터 뭔가를 희구하여 헐떡거리면서 열렸다 닫혔다하고 있던

나의 사타구니가 찰싹 영규씨의 얼굴에 달라붙었다. 나도 모르게 흘러내린 꿀물이 코와

입을 질퍽하게 적셔,영규씨도 이와 같은 생각지 않은 나의 반격에 약간 허둥대면서 두

손을 나의 허리에 돌려 힘껏 엉덩이를 끌어안으면서 코로서 꽃잎의 중심부를 만지작거

리기 시작했다.

나는 헛된 가쁜 숨소리가 겨우 약간 충족되었다는 생각에, 엉덩이를 다시 강하게 영규씨

에게 밀어붙이면서 희미한 신음 소리를 내었다. 그리고는 앞서보다도 더욱 심하게 숙자의

다리 사이의 사타구니를 빨며, 혓바닥으로 두루 핥으면서 양쪽 손가락을 교묘하게 계속

돌려댔다.

거대한 원형 침대 위에서 여자, 여자, 남자로 연결된 기묘한 체인이 크게 연거퍼 물결치면

서 두 여자의 가쁜 숨소리와 신음 소리가 번갈아 들렸으며, 때로는 공명하면서 높게, 숨겨진

마이크에 그 소리가 완전히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 체인의 앞쪽에 해당하는 숙자의 입에서는 드디어 단말마와 같은 비명이 몰

려나왔다.

"아아, 아, 더 인상은 안돼, 난 죽어요, 아아, 아 나 죽어......"

대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정도로 정상을 넘은, 제일 마지막의 최절정이었을 것이다.

숙자의 몸 전체에서 쥐어짜듯 소리높이 비명을 지르면서 격렬하게 온몸을 경련시키면서

허리에서 엉덩이 근처를 미친 듯이 크게 2, 3 번 물결치는가 했더니 갑자기 온몸의 힘이

완전히 빠져 버렸는지 두손과 양다리를 펴고 침대 위에 쪽 퍼져 버렸다.

이와 같이 자기가 입과 손으로 애무해 준 상대가 크게 기쁨에 싸여 눈이 뱅뱅 돌면서 멋

있는 고지로 달려가는 것을 뚜렷이 느끼면서, 그와 함께 그 상대의 남편으로부터 똑같

이 입술과 혓바닥의 애무를 몸의 중심부에 받고 있는 변칙적인 그 행위는 나에게는 더 말

할 수 없는 쾌감을 안겨 주었다.

나는 눈 깜짝하는 사이에 계속 엄습해 오는 물결에 휩쓸려 높이 추켜진 엉덩이를 파도

처럼 움직이면서 더욱 더 하는 뜻으로 영규씨의 얼굴에 사타구니를 밀어붙여 그의 긴 혓

바닥이 조금이라도 더 몸 깊숙한 곳까지 미치게 하려고 온갖 힘을 다했다.

그리고, 숙자와는 비교도 안될 만큼의 짧은 시간으로 최고의 큰 파도가 휩쓸고 말았다.

넓적다리를 세게 부딪쳐서 중심부의 급격한 수축을 몇 번인가 되풀이 하였더니 나는 온

몸을 휩쓰는 어떻게 할 수 없는 탄력감 때문에 녹초가 되어 숙자의 엉덩이 위에 상반신을

철썩 기대 버리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때 나의 허리 뒤로 손을 돌려 엉덩이를 안고 있던 영규씨의 두팔에 힘이 주

어지면서 나의 몸은 마치 아마추어 레슬링에서 뒤를 잡힌 선수처럼 쑥 들어올려지자마자

숙자의 몸 위에 덥석 덮어 씌워졌다.

숙자의 허리 밑에는 내가 맨처음에 밀어넣었던 베개가 그대로 놓여져 있어서 두 사람의

엉덩이가 겹쳐진 채로 높이 들어올려졌다.

이것, 대체 어떻게 하려는 건가......

나는 천천히 지나가는 물결에 온몸을 노곤하게 흔들거리면서도 머리 한구석에서 멍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영규씨도 숨겨 놓은 카메라에 대한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일부러 우리

들 두 여자에게 이와 같은 음란한 포즈를 취하게끔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높게 엉덩이를 뒤로 향하게 들어올리고 있는 하얀 두 개의 언덕 중심부를 드러나게 하여

핑크색의 보지에 각각 넘쳐 흘러내린 진한 꿀물로서 번쩍거리고 있는 여자 두 사람의 광

경은 카메라의 렌즈를 통하면 더욱 더 에로틱하게 보이겠지.

그러나, 영규씨의 관심이 우리들 다리 사이를 카메라의 렌즈가 담기 위한 것이 아니었

음을 곧 알게 되었다.

갑자기, 정말 갑자기, 뒤로 향하게 올려진 나의 몸의 중심부에 뜨겁고, 딱딱하고 그리고 거

대한 살의 단검이 무리하게 꽂히더니, 한꺼번에 제일 깊숙한 곳까지 꿰뚫어졌다.

간호사 이야기


     < 간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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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후두득..쏴아.."

 나는 창가에 서서 유리창문을 두들기는 빗방울을 보고 있었다.

 장마가 다가온 한여름의 공기는 매우 습기가 많았다.
 그러나 이 장마비로 인해서 후끈거리는 열기는 식혀줄 것임이 분명했다.

 열어놓은 2층창문을 닫고 각종 화분들로 가득한 병원의 2층 베란다를 나온 나는

병원 안을 주욱 둘러보았다.

 진료시간이 끝난지 1시간이 넘어 병원 안은 절간처럼 조용했다.

 "이제 퇴근이나 해볼까~~ "

 진찰실로 들어간 나는 이것 저것 서류를 정리했고

 이어서 내 책상 맞은 편의 환자 대기 의자에 핸드백이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건뭐야.. 아.. 음.. 김간호원(미스김)것이군,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는데

 혼자 뭘하는거야.. 주사실에 있나? "

 그러나 주사실은 썰렁~~.............

 "화장실에 간모양이군.."

 습관대로 나는 내일 진료에 쓸 비품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기 시작했다.

 ..........

 "아니 내일 쓸 주사기랑 약품이랑 안챙겨놓았잖아!

 이런 내가 챙겨야겠군. 미스김은 이런것도 안하고 뭘 하는건지,쯧쯧..."

 비품들이 있는 서너평 정도되는 물품실은 병원한쪽 구석에 있었는데

 각종 약품, 주사기, 전산용지 등등의 물건들이 있는곳이다.

 .......

 물품실로 다가간 나는 문이 살짝 열려있는 것을 확인했다.

 .......

 "미스김이 벌써 왔구만"

 "어이 미스~~기이임~~ "

 하고 부를려던 나는 이상한 신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문틈으로 안쪽을 엿보았다.

 .. !!!!!!!!!띠용~~~~~~!!!!!!!!!!!

 미스김이 한쪽 구석 의자에 앉아 포르노 비디오를 보고 있는것이 아닌가!

 나는 내 좆이 부풀어 오르는것을 느꼈고 침이 마르는 것 같았다.

 ........

 미스김은 간호복을 위로 걷어 올리고 왼손으로 자신의 보지를 쓰다듬고 있었고

 오른손으로는 한쪽 유방을 주무르고 있었다.

 "아아~~아~"

 가느다란 신음소리를 내는 미스김은 왼손으로 보지를 더욱 쓰다듬고 있었다..

 "오우 예,아악...퍼억 퍽"

 화면 속의 두 남녀는 계속 알몸을 서로 만지면서, 남자는 여자의 질속으로 좆을 박아넣고 있었다.

 쑤욱하고 들어간 좆은 앞뒤로 계속 움직였고, 남자는 허리를 더욱 미친듯이 움직였다.

 "아아아~~더더~~승진씨. 나를 죽여줘,아아~"

 씹질에 참지못한 비디오의 여자가 괴성을 질렀다.

 더욱 손이 빨리 움직이는 미스김의 자위 자세는 환상적이었다.

 작은 소파에 앉은 미스김은 간호복을 허리 위까지 올린후,

 두 다리를 벌리고 소파 앞의 탁자 위에 올려놓고

 위쪽의 간호복은 단추를 풀고 왼손으로 보지를 쓰다듬고

 손가락으로는 클리스토리를 굴리고있었다.

 오른손은 양쪽 유방을 번갈아 주물르고 있었다.

 "아아~~아~"

 "욱,이거 혈압오르는군.."

 나는 지퍼를 열고 내 좆을 꺼내어 빳빳하게 발기한 채로

 더욱 붉어지는 좆을 서서히 앞뒤로 잡아당겼다.

 좀 더

 미스김을 관찰하기 위해 문을 조금더 열던 나는 그만 들키고 말았다.

 문짝이 삐거덕 하고 소리가 났기 때문이다.

 깜짝 놀란 미스김은 이쪽을 돌아다 보았다.

 나는 재빨리 좆을 바지속에 넣고 당당히 물품실안으로 들어섰고

 미스김은 그런 나를 보고 어찌할바를 몰라 옷을 제대로 입지도 못했다.

 엉거주춤 서있는 미스김의 몸매는 정말 끝내주는 몸매였다.

 평소 미스김의 몸매가 풍만한줄 알았지만, 반쯤 벗은 알몸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

 탄력적이고 풍만한 유방,돌출한 검붉은 유두, 잘록한 허리와 통통한 엉덩이,

 잘빠진 다리, 그녀의 다리 사이의 보지는 검은 털들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키는 168cm)

 "미스김 퇴근 안하고 뭐하나!"

 "저.......  내일 쓸 비품가질러.."

 "저 비디오가 비품인가?"

 "그게 저.."

 미스김에게 다가간 나는

 "지금 제정 신인가?"

 아니 미스김 왈 "원장님 저 자르지 마세요, 제발, 다신 안그럴께요.."

 이때 나는 속으로 웃음을 머금었다.

 (니 보지를 먹어주마,흐흐흐)

 "안잘리고 싶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 알겠나?"

 "네~"

 나는 먼저 미스김의 간호복을 발아래로 끝어 내렸다.

 이어 브래지어까지 벗긴 나.. (내가 생각해도 너무 터프해.흐흐)

 팬티만 남긴 그녀의 알몸을 보니 내 좆이 발딱 서기 시작했다.

 "미스김 내옷 벗겨"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내 옷을 벗겼다.

 (사실 내 몸은 헬스로 다져진 몸이라 이소룡과 비슷하다)

 그녀가 내 팬티까지 벗기자 좆이 벌떡벌떡거렸다.

 (길이20cm,지름 5cm)

 나는 미스김을 꼭 끌어 안았다.

 입술과 입술이 부딪치고 남자의 혀가 여자 혀를 빨고 입술을 빨자

 여자는 온몸을 떨며 힘이 빠지기 시작 했다.

 남자의 혀는 여자의 입을 벌리고 강제로 아래위 입술을 살짝 물듯이 빨고

 이어서 혀를 빨아대기 시작했다.

 좆은 여자의 배위에서 터질듯이 부풀었다.

 나는 그녀의 어깨를 쓰다듬다가 두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니

 미스김은 뜨거운 신음을 내뿜기 시작했다.

 "아아~~아아~~ "

 나는 본격적인 섹스를 하기 위해 바닥에 전기장판을 깔고 온도를 올렸다.

 그리고 그 위에 모포를 깔고 그녀를 눕혔다.

 "아아아~~아~ 어때 좋지? 우욱. 아아~~ "

 나는 그녀의 입술을 떠나 쇄골을 지나 봉긋하게 솟은 두 개의 유방을 빨기 시작했다.

 그녀의 유방은 배구공을 엎은듯이 둥글고 탄력적이었고 유두는 발딱 솟아있었다.

 나는 오른손을 유방 위에 얹고 아래에서 위로 밀어올리듯이 주무르기 시작했다.

 입술은 왼쪽 유방과 유두를 물고, 혀는 터질듯한 유방과 유두를 빨았다.

 "흑흑, 아아~ 원장님, 안돼요"

 내 입술은 다시 아래로 내려와 그녀의 두 다리 사이의 비밀스런 곳으로 이동했다.

 벌써 그곳은 미끈거리는 액으로 젖어 번들거렸고, 보지 특유의 냄새로 가득했다.

 "오우 나의 사랑스런 보지"

 "쩝쩝~~쭈욱"

 나는 혀로 보지를 빨기 시작했다.

 먼저 대음순과 소음순을 잔뜩 빨자 그녀는 숨찬 신음소리를 내며

 주먹을 부르르 쥐고 두 다리에 힘을 잔뜩 주었다.

 나는 질속으로 혀를 삽입하려 했으나 잘돼지 않아,

 나의 오른손과 왼 손의 첫째 둘째 손가락을 모았다.  (똥침할 때 손가락 자세)

 그리고 질액으로 번들거리는그녀의 보지 입구에 침을 퇘하고 뱉어 윤활유를 바르고

 손가락을 서서히 밀어넣기 시작했다.

 "쑤우욱.. 쑤욱"

 손가락은 서서히 삽입되기 시작했다.

 미스김은 더욱 다리에 힘을 주고 주먹을 불끈 쥐는 것이 보였다.

 (음탕한년,보지가 많이 꼴렸군,아주 죽여주지)

 나는 손가락을 끝가지 밀어넣고, 앞 뒤로 서서히 전후진 운동을 시작했다.

 (질액과 침으로 범벅이 된 보지는 매우 미끈거렸다)

 세 번은 얕게 한 번은 깊게 넣었다 뺐다를 반복하자

 미스김의 보지는 달아올랐고 쾌락에 참지못한 미스김은

 두손으로 자신의 유방을 마구마구 주무르는 것이었다.

 "아아아~~ 원장님~~ 더 빨리요~ 더~~ 더~~ 네네~~ 그래요~ 더 빨리 더깊이 나 죽여줘요.."

 "그래 알았어"

 "아~~ 더 빨리 하세요.. 아 빨아줘요.. 더더~~ "

 나는 거의 3~4분을 그렇게 손가락으로 왕복 피스톤 운동을 가했다.

 벌겆게 달아오른 내 좆은 구멍을 찾고 있었고

 참지못한 나는 누워있는 그녀를 일으켜 세우고 내가 그자리에 누웠다.

 그리고 미스김을 식스나인의 자세로 업드리게 하고

 다시 손가락을 푸욱 보지 속으로 삽입했다.

 "미스김 빨아.. 내 좆 빨아.. 쌀때가지 빨아.."

 "네.. 원장님.. 저도 해 주세요"

 그녀는 내 좆을 두 손으로 잡고는 그대로 입속으로 좆대를 넣고는 혀로 쭈쭈바 빨듯이 빨았다.

 "쩝쩝 쭈욱 쩝쩝 쭈쭈욱-> (좆 빠는 소리)"

 "하아 하아..어억.."

 나는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대는 그녀의 입술에 감탄했다.

 정말 5분도 안돼서 터질것 같았다.

 "원장님 뭐하세요.. 빨리 쑤셔주세요.. 죽여줘요.."

 "그래,알았어"

 나는 계속 쑤시던 손가락을 멈추고 좌우로 벌렸다.

 쫘악하고 벌어진 그녀의 보지는 벌겋게 달아올라

 빨리 좆으로 박아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거 같았다.

 좆을 박기 전에 내 혀를 박아야지하고 나는 혀를 질속으로 밀어넣기 시작했다.

 미스김의 보지는 정말 끝내주는 보지였다.

 혀를 밀어넣어 낼름거리며 넣었다 뺐다하고

 손가락으로도 계속 공알(클리스토리)과 보짓살을 문지르며

 입술로는 빨기를 계속하자 보지는 벌겋게 달아올라 팽팽하게 부풀어올랐고

 질액과 나의 침으로 범벅이된 그녀 보지는 보짓물을 줄줄 흘려내리는 것이었다.

 "아아 원장님 박아줘요.. 빨리요.. 아악.. 그만 빨아요.."

 "안돼,좀더,쭈악. 쩝쩝.. 쭈우욱.. 아아욱욱~~ "

 그녀는 참을수 없게 되자 나의 좆을 왼손으로 잡고

 불알을 오른손으로 잡고 입술과 혀로는 귀두를 미친듯이 빨기 시작했다.

 "아--그래 더 빨아.. 아-- 좆을 더 깊이 먹어,

 XX년아, 목구멍에 좆을 팍 집어넣고 빨란 말이야.."

 "네..원자앙님~~ 쩝쩝"

 "미스김은 20cm나 되는 좆을 목구멍속까지 집어넣었지만 너무 큰 좆은 다 들어가지 않았다.

 미스김은 머리를 아래위로 움직이며 왼손으로는 좆을 딸딸이치며

 오른손으로는 부랄을 한손에 쥐고 구슬을 굴리듯 굴렸다.

 "아 미스김 더빨아, 그래 더더~~ "

 "쩝쩝~푹~"아~~미스김 좀 더 빨리 빨아.."

 내 좆대는 터질것 같았다.

 (하긴 여자가 15분이상 빨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지)...

 나는 드디어 그녀를 바로 눕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미스김의 두 다리사이를 최대한 벌리게 한 나는

 그녀의 보지앞에서 좆을 발딱 세우고 그녀의 허리 아래로 베개를 넣고는

 벌린 보지 사이로 좆을 박아넣었다.

 "푸욱-- 쑤우욱-- 퍽-- 쑥쑥-- 쭉"

 여러가지의 기괴한 소리가 들리며 좆대는 그녀의 갈라진 보지 사이를

 앞뒤 상하 좌우로 박았다 뺐다 하며 피스톤 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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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호원의 비밀 제2편(개인병원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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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아~~ 원장님~~ 더 해줘~~ 아아 빨아줘.. 더 하란 말이야.. 날 죽여줘.."

 나는 더욱 허리를 앞뒤로 빨리 움직이면서 그녀의 벌린 두 다리를 양손으로 잡고

 나의 허리를 휘감게하는 자세를 취했다.

 베게는 더욱 허리밑으로 넣어 바닥과 그녀의 허리는 공간이 많이 뜨게 했다.

 (이 자세는 더욱 깊은 삽입을 할수있다)

 "퍽퍽!! 악.. 원장님 좆을 깊이 박아줘잉~~ "

 그녀는 말도 잇지 못할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퍽퍽거리며 박고 빼기를 거듭하는 좆대는

 그녀의 보짓물과 씹물 침등으로 범벅이 된 채로 번들거렸고

 그때 마다 좆대는 좆 근육이 벌떡 서서 힘이 솟는 것 같았다.

 "악~~ 으음.. 아..쌀 것 같애요, 원장님~~"

 "그래 나도 그래, 보지 속에 싸도 되겠지? (임신걱정때문에),,"

 "네에~~ 싸세요.. 남자의 좆물을 느끼고 싶어요.. 빨리요.. 그리고 유방 좀 빨아줘요..."

 "하하, xx년이 몸이 달았군"

 나는 더욱 좆대를 빨리 피스톤 운동을 했다.

 퍽퍽거리며 나왔다 사라졌다하는 좆대 (정말 크다=눈대중으로 봐도 무스통 크기만 하다)에

 드디어 느낌이 왔다.

 그녀의 보지에서 좆이 움직인지 20여분째 그녀의 보지근육 이 좆을 쫘악 조이며 잡는 것이었고

 그 순간

 "푸악, 쏴아~~~~ 찌이익~~""

 좆은 좆물을 그녀의 보지 속에 힘차게 분출했다.

 "아아아아~~~"

 나는 하늘이 노래지고 온몸의 힘이 풀리는듯한 오르가즘을 느꼈다.

 이런게 섹스의 쾌감이로구나...

 (사실 나는 최근에 아내와의 섹스에서는 이런 느낌을 느끼지 못했다.
  결혼한지 10년이 되어 이제 아내의 몸은 식상한 탓일 것이다)

 미스김 역시 눈을 뒤집은 채로 입을 벌리고 온몸은 축 늘어진 채로

 가쁜 숨만 몰아쉬고 있었다.

 "아아아~~ 원장님.. 사랑해요.. 너무 좋아요... 원장님 좆물을 빨고 싶어요.. 빨리요.."

 "알았어"

 나는 순간 좆에 힘을 주어 좆물이 더 나오지 못하게하고

 좆을 재빨리 빼내어 그녀의 입속으로 집어 넣었고

 그 순간 다시 좆물이 그녀의 입 속으로 내뿜어졌다.

 "쩝쩝~~쭈압.."

 "아~~~ 좆물이 끈적거리네요"

 그녀의 입은 내 좆물로 뒤범벅이 된채로 있었다.

 "원장님 너무 좋아요 아아~~ "

 나도 그녀의 옆에 누워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잠시후, 나의 좆은 다시 솟구치기 시작했다.

 (흠..미스김의 육체가 이렇게 감미로울 줄이야..)

 나는 넋빠진듯 누워있는 미스김의 탱탱한 유방을 보며 미스김에 대한 생각을 떠올렸다.

 미스김은 간호학원을 졸업하고 내 병원에서 근무한지 1년째 되는 23살의 아가씨이다.

 (순진하게 생긴 이 아가씨와 내가 섹스를 하다니)

 ......

 미스김은 이제 일어나 옷을 챙기고 있었다.

 물수건으로 온몸을 닦은 그녀는 이제 보라색의 삼각 팬티를 입을려 하고 있었다.

 뒤에서 그녀의 육감적인 엉덩이를 보는 순간

 나는 내 좆이 꼴리는 것을 느끼고는 벌떡 일어났다.

 "미스김 잠시만 있어"

 "왜요? 원장님? "

 나는 그녀를 물품실 한 쪽 구석에 있는 작은 침대 앞으로 데려가

 침대 손잡이에 두 손을 잡고 몸을 약간 숙이게 하고는

 두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리게 하고 그녀의 엉덩이앞에 내몸을 바싹 밀어부쳤다.

 그리고 한 손으로 그녀의 보지를 다시 쓰다듬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이번에는 애무도 하지않고 그대로 좆을 뒤에서 보지 속으로 박아넣었다.

 "푹.. 쑤욱.. 미끄러지듯 삽입되는 좆을 여전히 좆물과 보지액으로 미끌거리는

 질속에서 넣었다 뺐다하는 동작을 반복했다.

 "아아~~ 원장님... 이제 그만.. 아아...저 저엉말 죽으면 어쩔꺼에요.. 아악.."

 "그래.. 죽어라.. 죽을때까지 박아주마"

 "쑤욱,퍽..팍"

 그녀는 다시 온몸을 떨며 남자의 좆이 자신의 아랫도리를 뚫는 듯한 쾌감에 신음을 토하기 시작했다.

 "허억... 아~~ 이거 뒤에서 박는 자세가 더 짜릿한데...

 다른여자와 섹스를 하는 느낌은 정말 죽이는군"

 내 아내를 생각하며 다시 한 번 밀어붙이자

 그녀는 간드러지는 신음을 토했고 나는 더욱 짜릿한 쾌감을 느꼈다.

 "미스김 신음소리를 더 크게 내라고, 엉덩이를 뒤로 더빼.."

 그녀는 충실한 시녀처럼 내 말에 따랐다.

 그녀는 물품실이 울릴 정도로 신음을 토하면서 통통한 엉덩이를 더 뒤로 뺐다.

 "아아~~ 원장님.. 더 박아줘.. 더 박으란 말이야~~ "

 "아쭈, 반말이야.. 에잇"

 나는 허리를 뒤로 확 빼어 귀두를 질입구까지 뺐다가 질끝까지 밀어넣었고

 이 동작을 3번은 깊게 1번은 얕게를 반복했다.

 .............

 "아악.. 아~~ 원자앙님~~ 헉헉헉.. 더더~~ "

 정말 이 자세에서 취하는 이 삽입운동은 그녀를 미칠 정도로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녀는 아까의 섹스보다 더 쾌감을 느끼는 듯한 표정과 신음을 내지르며

 머리를 뒤로 젖혔고 드디어 보지에서 씹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아아아~~ 하아아~~~억.. 더 빨리.."

 나의 두손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나와 그녀가 박고 박히는 진퇴운동을 더 빨리하게끔 도왔다.

 .......

 "아아!! 더"

 "미스김 좋아? 어때? "

 "아~~원장님 너무 좋아요... 어억... 더 좌우로도 박아주세요.....

 유방도 빨아주세요... 아아아~~~ "

 나는 계속 뒤에서 좆을 보지속으로 박았다.

 그녀의 보지는 정말 죽여주는 것이었는데 내가 삽입을 할때마다 보지살이

 내 좆을 감싸듯이 꽈악 쪼이는 정말 끝내주는 보지였다.

 "아아.. 원장님 빨고 싶어요..."

 그녀는 내 좆을 자신의 질속에서 손으로 빼더니 내 좆을 입속에 그대로 처넣었다.

 그리고는 액으로 번들거리는 좆을 빨기 시작했다.

 "쩝쩝... 허억..."

 나는 고개를 젖히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좆을 빠는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귀두를 입에 문채로 그녀의 왼손은 좆대를 잡고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른손은 나의 사타구니를 꾹꾹 눌르기 시작 했다.

 "어억... 아...미스김 이런 것 어디서 배웠지.."

 "비디오에서요..아..원장님 좆은 정말 크군요.. 제 팔뚝보다 굵고 커요.."

 계속 쩝쩝거리며 그녀는 나의 좆을 잡고 이제는 원을 그리며 돌리기 시작했다.

 시계방향, 시계반대방향으로 돌리기를 계속하자 나의 좆은

 이제 터질듯이 부풀어올라 벌겋게 달아올랐다.

 "아아~~미스김 이제 더빨리.. 쌀 것 같아.."

 그러자 그녀는 나를 눕히고는 로켓트처럼 서있는 좆위에

 두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좆과 위치를 맞추고 그대로 내려앉았다.

 "푸우욱,쑤우욱"

 그녀의 질속으로 좆은 그대로 쑤욱 들어갔다.

 나는 그 광경을 누운 상태에서 고개를 들고 보니 너무나 환상적이었다.

 그러나 나의 좆은 다 들어가지 못했다.  (길이가 길기 때문)

 그녀는 그 상태에서 엉덩이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때로는 앞뒤옆으로 엉덩이와 허리를 돌리며 움직였다.

 "하아~~ 아아~~ 원장님 너무 좋아요....... 우리 날마다 해요.. 아아~~"

 나는 두 손으로 그녀의 유방을 쥐고는 난폭하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

 정말 아름다운 유방이었다.

 나는 누운 상태에서 윗몸을 일으켜 그녀의 유방을 빨기 시작했다.

 "그래요.. 원장님.. 더 빨아줘요... 아아아아아~~"

 나는 오른손은 유방과 유두를 꼬집듯이 자극시켜 그녀를 격정에 떨게 했고

 입술과 혀는 다른 유방을 진물이 날 정도로 빨아 주었다.

 ........................

 "아아아~~ 더~~ 이제 원장님이 박아줘요.."

 나는 그녀를 다시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양팔로는 바닥을 짚고

 양무릎도 바닥에 짚게하고는 (개들이 하는 자세)

 뒤에서 그녀의 보지속으로 힘차게 박아넣었다.

 푸우욱하고 들어간 좆을 나는 더욱 앞뒤로 힘차게 움직였고

 두 손은 그녀의 허리를 잡고 내 삽입운동에 맞추어 그녀의 허리를 움직이게끔 했다.

 "아아.. 미스김은 이제 나의 섹스 대상이야... 크아.. 아악.."

 "원자앙님.. 언제라도 좋아요....아아~~"

 나는 계속 섹스를 하면서 나머지 간호원 세 명을 생각했다.

 25살의 박간호원, 24살의 윤간호원, 22살의 신간호원,

 다 잘빠진 몸매의 여인들이다.

 .................

 어떻게 따먹지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것은 나중 일이라는 생각에

 나는 지금 내 앞에서 오르가즘에 도달 하려는 김간호원의 보지에다 힘차게 정액을 분사했다.

 쏴아아 찌지직...

 그녀는 정말 힘이 다 빠진듯히 그대로 한소리 이상야릇한 신음을 토하고는

 자리에 엎어졌고 나는 내 좆을 손으로 짜내듯이 만져

 보지 속에서 내 좆대 속의 나머지 정액을 짜낸 다음 천천히 빼내었다.

 그녀의 보지에서는 계속 정액과 질액 등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
 한 시간 후 그녀는 병원 화장실에서 나와 비누 거품 샤워를 하며
 나의 온몸을 씻겨주며 마냥 행복해 했다.
 나역시 그녀의 온몸을 깨끗히 씻겨주었고
 몸을 다 닦은 우리는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병원문을 나섰다.
 "원장님 나중에 또 해주셔야 해요?"
 "그래,우리 미스김의 알몸은 너무 좋아.."
 "아이 좋아, 원장님! 저 너무 좋아요.. 그럼 내일 뵐께요..."
 "그래,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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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널 간호사

                               ( 1 )

 나는 개인병원 간호사이다.

 우리 병원은 건강진단이 전문이라 인근 회사 직원들의 신체검사를 해주고 있다.

 그들의 항문검사 준비를 하고 여자인 경우 옆에서 의사를 돕는게 나의 일이다.

 준비란 검사에 앞서 관장(灌腸)하는 법을 설명하는 것인데,

 대부분 스스로들 관장(灌腸)을 하지만 원하는 경우엔 내가 해주기도 한다.

 -아주 드믈게는 예쁜 여직원에게 해줄 때도 있다.


 결코 잊을 수 없는 경우가 '선미'다.

 선미는 회사 마케팅 부서 직원으로 얼굴이 아주 예쁘게 생겼다.

 두 달전 정기 건강진단을 받으러 병원에 왔었다.

 선미는 스키를 타다 팔을 다쳐서

 오른쪽 손목에 깁스를 하고 있었다.

 선미는 23살이었다.
 
 나는 선미에게 말했다,

 "회사 방침에는 항문검사도 포함돼요."

 선미는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필요하다면 해야죠."

 "먼저 간단한 검사들부터 하고 선생님을 뵙기전에 준비시켜 줄께요."

 시력검사와 청력검사, 폐활량검사를 마친 다음 나는 선미를 탈의실로 데려갔다.

 가운을 주면서 갈아입은 후 옆방 휴식실로 오라고 했다.

 얼마후 선미가 들어왔다.

 나는 벌써 바닥에 시트를 깔고 1.2리터 짜리 관장백(bag)을 채워놓고 있었다.

 "팔을 다쳤는데 혼자 할 수 있겠어요?", 나는 물었다.

 "안될 것 같애요... 언니가 좀 도와 주세요."

 "좋아요, 여긴 우리 여자들 뿐이니까 가운을 벗도록 해요.

  그게 더 편하고 간단하니까."

 나는 선미가 가운을 벗는 걸 도와 주었다.

 선미의 알몸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33-23-33 사이즈로 짐작 되었다.

 여자의 벗은 몸을 보는 것은 내게 흔한 일이지만 선미의 경우에는

 몹시 흥분되었다.

 나는 음수(陰水)가 흐르기 시작했다.

 "제일 좋은 자세는 무릎을 꿇고 엎드려서 엉덩이를 높이 쳐드는 거예요."

 선미는 다리를 벌리고 꿇어앉아 가슴과 얼굴이 바닥에 닿도록 상체를 숙였다.

 나는 선미의 뒤에서 그 모습을 감상했다.

 선미의 엉덩이 사이가 넓게 벌어져 있었다.

 주름잡힌 선미의 항문은 아주 동그란 모양에 털이 하나도 없었는데, 마치

 '여기다 뽀뽀해 주세요-'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선미의 항문을 핥는다는 생각이 내 음수를 더욱 흐르게 만들었다.

 나는 선미의 항문 냄새를 맡고 혓바닥을 있는데로 집어넣고 싶었다.

 전엔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내 눈길은 선미의 항문에서 내려와 살짝 입을 벌린 질구(膣口)로 옮겨졌다.

 선미의 보지는 축축한 흔적이 없었다.

 만약 그랬다면 난 나중에 후회할 짓을 했을지도 모른다.

 나는 선미의 항문과 음부를 감상하면서 관장호스 끝에 윤활유를 발랐다.

 오른손 둘째 손가락에 고무를 씌우고 거기에도 발랐다.

 "항문이 매끄럽게 손가락을 넣을게요", 나는 말했다.

 손가락을 항문에 두번째 마디까지 집어넣자 선미는 몸을 움찔했다.

 나는 손가락으로 항문 속을 몇번 휘저은 다음 꺼냈다.

 겉으로는 철저히 간호사같이 굴면서도 속으로 나는 미칠 지경이었다.

 - 선미의 항문을 손가락과 혀로 깊숙히 탐색하고 싶었다.

 "관장백이 크다고 겁낼 건 없어요', 나는 말했다.

 "의사 선생님은 직장(直腸) 얕은 데까지 검사하실테니 반 만 관장하면 돼요."

 나는 보통의 6cm보다 훨씬 더 깊히 선미 항문에 호스를 집어넣었다.

 그리고 호스를 틀었다.

 창자 속으로 따뜻한 물이 들어오자 선미는 몸을 비틀었다.

 4분의 1쯤 관장을 하고서 나는 호스를 잠궜다.

 나는 선미의 가랑이 사이로 손을 넣어 보지를 손목으로 문대며

 부풀어 오른 선미의 아랫배를 마사지 했다.

 배가 안 아프게 문질러 준 다음 다시 호스를 틀었다.

 반 좀 넘게 관장했을 때 나는 호스를 잠그고 선미의 항문에서 빼냈다.

 "3분 정도 있다가 배설하세요. 그 때까지 내가 배를 문질러 줄께요."

 나는 관장물이 안새게 엄지 손가락으로 선미의 항문을 막고서 배를

 마사지해 주었다.

 3분 후, "됐어요. 변기에다 배설해요", 내가 말하자

 선미는 벌떡 일어나 변기로 가서 항문 속의 관장물을 싸냈다.

 나는 가운을 입고 검사실에서 다시 보자고 하고 방을 나왔다.

 선미의 관장은 나의 항문애(肛門愛)를 고조시켰다.

 그 후로 나는 레즈비언 생활에 항문애(肛門愛)를 더욱 증가시키게 되었다.

 선미가 관장을 즐기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나는 분명히 그러했다.

 나머지 검사는 꽤나 형식적이었다.

 우리 병원 의사들은 하루에 보통 5회씩 성기/항문검사를 하는데

 되도록이면 빨리 그 일을 해치운다.

 선미가 들어오자 나는 성기검사를 위해 검사대에 눕히고

 선미의 두 다리를 틀에 걸어 올리게 했다.

 의사가 들어와 검사를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고무장갑을 씌워 주고 손바닥에 윤활유를 부어 주었다.

 그는 곧 보지와 항문을 동시에 손가락으로 진찰했다.

 나는 그의 손이 선미의 보지와 항문을 쑤시고 만지는 걸 보았다.

 '아아~ 나중에.. 벗은 장갑을 입으로 빨고 싶어~ '

 손가락 진단을 마치자 의사는 확장기로 선미의 음부를 검사했다.

 그는 내게 경험삼아 확장기가 벌리고 있는 질(膣)을 들여다보면서

 면봉으로 질 조직 샘플을 채취하게 했다.

 보지구멍 속을 보는 난 너무나 황홀했다.

 머리를 통채로 선미 보지에 집어넣고 싶었다.

 선미의 보지는 아름다웠다.

 분홍빛으로 매끌매끌하면서 유혹적인 향기를 품고 있었다.

 나의 음수(陰水)가 넘치기 시작했다.


 의사가 성기검사를 마치자 나는 티슈로 선미의 항문과 보지에 묻은

 윤활유를 닦았다.

 그리고 관장했을 때처럼 엉덩이를 높이 들고 엎드리라고 말했다.

 선미는 곧 자세를 취했다.

 의사는 항문경(肛門鏡)을 준비하고 있었다.

 나는 선미에게 입으로 숨을 크게 쉬라고 말했다.

 의사가 괄약근을 뚫고 창자 깊숙히 항문경을 집어넣자 선미의

 두 눈이 튀어나올듯 커졌다.

 그는 30cm 깊이까지 선미 직장(直腸)을 검사했다.

 나는 선미의 관자놀이를 주물러 주었다.

 선미는 몹시 긴장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검사를 끝내고 항문경을 쑥- 뽑아내면서 의사는 말했다,

 "아무 이상 없군요. 옷 갈아 입어도 좋아요."

 선미와의 경험은 그렇게 끝이 났다.

 선미가 옷을 입고 병원을 떠난 다음, 나는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나는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 자위를 하면서 3번이나 절정에 도달했다.

 선미의 엉덩이를 뇌리에서 지울 수 없었다.



                                 ( 2 )


 선미와의 일이 있은 후, 나는 정아를 만나 처음으로 레즈(lesbian)-항문애를

 즐겼다.

 그녀는 내가 속한 간호사 협회를 통해 알게되었다.

 매주 금요일 저녁 간호사회에서는 친목회를 여는데 여기서 개인병원 간호사인

 정아를 만나 친해지게 되었다.

 우정이 좀 더 발전하자, 나는 내가 게이(gay)임을 밝혔다.

 정아는 전혀 놀라지 않았고, 자신은 다른 여성과 사랑을 나누는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해왔지만 적당한 시기를 만나진 못했다고 말했다.

 정아는 화려하지 않은 - '단정한' 미모를 갖추고 있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섹스를 나눈 것은 지난 봄,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정아는 내 아파트로 와서 함께 가까운 공원을 조깅(jogging)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쉬면서 나는 와인을 권했고 우리는 여성끼리의 섹스에 관해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 되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 정아의 손을 잡고 그녀를

 내 침실로 이끌었다.

 나는 정아에게 말했다,

 "땀이 많이 젖었으니까 사랑을 나누기 전에 몸을 씻기로 해 ..."

 우리는 운동복을 벗고 욕실로 갔다.

 나는 욕조에 더운 물을 받은 다음,   정아를 안으로 들여 보냈다.

 선반 문을 연 나는 주사기 모양의 비데(bidet)와

 눌러서 주입하는 구형(球形) 관장기(灌腸器) 두 개를 꺼냈다.

 정아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 기구들을 세면대에 올려놓고 나는

 정아 곁으로 욕조에 들어갔다.

 나는 그녀의 몸을 정성껏 씻겨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탐닉하고 싶다고 나는 말했다.

 발과 발가락 사이까지 씻은 나는 정아를 일으켜 세우고

 그녀의 음부(陰部)에 비누칠을 했다.

 손가락을 넣지는 않고, 둔덕과 질구(膣口)를 깨끗이 씻어주었다.

 앞쪽을 마친 나는 정아에게 뒤로 돌아 허리를 굽히고

 손으로 엉덩이를 벌리도록 시켰다.

 세면대 위의 관장기와 함께 나의 요구는 분명히 그녀로 하여금

 내가 항문애(肛門愛)에 빠져있음을 시사했으리라.

 정아는 나의 요구대로 뒤로 돌아 몸을 숙이고 엉덩이를 가능한 활짝 벌렸다.

 나는 잠시 그녀의 열려진 엉덩이 사이를 바라보다가

 곧 그녀의 항문 주위를 비누칠하기 시작했다.

 비누 묻은 손가락 끝을 항문 안에 살짝 밀어넣었다.

 정아를 다 씻긴 다음엔 그녀가 나를 씻겨 주었다.

 목욕을 마친 우리는 말없이 욕조에서 나왔다.

 "몸 밖은 깨끗이 씻었으니까 이젠 몸 안을 씻어야지... ",

 나는 변기 덮개를 열고 정아에게 다리를 벌리고 그 위에 앉도록 시켰다.

 그녀가 앉아있는 동안 나는 부지런히 비데(bidet)를 준비하였다.

 끝의 마개를 열고 노즐(nozzle)에 윤활유를 바른 다음,

 남은 것은 그녀의 음부 사이에 발랐다.

 보지에 비데 노즐을 집어넣고 내용물을 주입했다.

 질에 들어갔던 액체는 곧 다시 변기 속으로 쏟아졌다.

 나는 비데를 채우고 또 한번 그녀의 음부를 씻어냈다.

 두 번째 비데를 마치자 정아는 긴장하면서 망설이는 것 같았다.

 다음 단계는 관장(灌腸)이니까...

 나 역시 그녀의 반응이 궁금했다.

 정아는 긴장을 깨고서 말했다,

 "조금.. 망설여지지만, 널 믿고 새로운 경험을 해볼께.. "

 나는 욕실 바닥에 타올을 깔고 그 위에 무릎을 꿇도록 했다.

 관장기 마개를 열고 내용물을 약간 짜낸 다음, 노즐에 젤리를 발랐다.

 그녀의 어깨와 젖가슴을 손으로 잡고 가슴이 바닥에 닿을 때까지

 상체를 앞으로 숙였다.

 나의 관능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정아 또한 흥분하고 있었지만 그녀는

 '지배 당하는'.. '노출된' 느낌이었을 것이다.

 젤리를 바른 두 번째 손가락을 그녀의 항문 깊숙히 집어넣었다.

 자기의 가장 은밀한 부분이 관통 당하자 그녀는 신음을 토했다.

 나는 손가락을 빼내고 관장기 노즐을 집어넣은 다음 내용물을 직장(直腸)에

 주입하였다.

 "이건 소량의 관장이니까 될 수 있으면 오래 참도록 해.."

 물을 다 집어넣자 정아는 내가 엄지 손가락으로 항문을 만져주는 동안

 엉덩이를 높이 쳐든 채 엎드려 있었다.

 3분 후, 그녀의 어깨를 토닥이며, 이제 배설을 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녀는 얼른 변기로 가서 10여 초 동안 관장물을 싸냈다.

 이곳에 오기 전에 배변을 했는 듯, 관장물은 비교적 맑고 냄새가 없었다.

 나는 다시 관장기를 채우고 그 과정을 되풀이 했다.

 "배설이 깨끗해질 때까지 씻어내고 싶어."

 세번의 관장을 마치자 그녀의 배설액은 아주 맑았다.

 "좋아, 이제 됐어."

 나는 타올로 그녀의 음부와 항문 주위를 닦아주었다.

 정아에게 나한테도 비데와 관장을 해주겠냐고 물었다.

 그녀는 동의했지만 너무 긴장하는 바람에 나의 리드가 필요했다.

 두 번의 비데를 마친 후, 나는 그녀와 똑같이 바닥에 엉덩이를 들고 엎드렸다.

 아무 말없이 나는 손가락으로 내 항문을 가리켰다.

 정아는 나처럼 항문에 손가락을 넣지는 않으면서 얌전히 관장을 수행했다.

 아직은 항문을 탐닉할 만한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녀는 내게 세 번의 관장을 해주었고 내가 배설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나 역시 맑은 물을 변기 안에 쏟아냈다.

 한 시간 반가량 씻고, 비데하고, 관장을 한 우리는

 이제 서로의 육체를 탐하기 좋게 깨끗한 몸이 되었다.

 나는 정아를 침실로 데리고 가서 새로운 시트를 침대에 깔았다.

 그리고는 위에 그녀를 눕혔다.

 정아는 기대감에 몸을 떨었다.

 나는 그녀의 발부터 사랑을 해주기 시작했다.

 혀로 발바닥을 핥자 그녀는 짜릿한 촉감에 더욱더 몸을 떨었다.

 나는 발가락 사이를 핥아주고 입 안에 하나씩 발가락을 물고 빨았다.

 우리 둘의 음부(陰部)는 촉촉한 애액을 흘려냈다.

 그녀의 발을 탐닉한 나는 오른쪽 다리를 핥으며 올라갔다.

 정아의 비너스(venus)에 도달하자 말했다,

 "다리를 벌려, 보지를 빨고 싶어.. "

 말할 것도 없이 정아는 곧 두 다리를 활짝 벌렸다.

 나는 한동안 그녀의 음모(陰毛)에 코를 박고서

 촉촉한 벌바(vulva)의 향기를 들이마셨다.

 그리고는 코와 입으로 그녀의 음순을 활짝 열었다.

 나는 정아의 음부 깊숙히 얼굴을 파묻고서 빨고, 핥고, 애액을 들이켰다.

 그녀는 절정으로 치달렸다.

 내 콧등은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오르가즘으로 이끌었다.

 나는 그녀의 애액을 마시다가 음핵으로 자리를 옮겨 그것을

 입 안 깊숙히 빨아들였다.

 정아가 막 분출을 하려는데, 나는 갑자기 그녀의 보지에서 입을 떼었다.

 그녀는 내게 소리쳤다,

 "멈추지 마 ! 나오게 해줘 - ! 놀리는 건 싫어.. "

 "그래, 미안.. 조금만 있다가.. ", 나는 말했다.

 "난 네 항문을 검사하고 싶어, 엉덩이를 높이 들어봐 - !"

 그녀는 얼른 몸을 돌리더니 침대 위에서 자세를 취했다.

 나는 검사용 고무장갑을 끼었다.

 그녀의 뒤로 가서 양손에 엉덩이 한쪽씩을 잡았다.

 엉덩이를 있는대로 벌린 다음,

 정아의 항문 바로 위에 진하고 긴~  키스를 하였다.

 나는 마치 입술처럼 그녀의 항문을 키스하였다.

 입으로 항문을 감싸고 혀로 핥으며 애무를 했다.

 그 경험은 말로 설명할 수 없으리만큼 흥분되는 것이었다.

 정아는 침대 위에 얼굴을 파묻고 온 신경이 항문에 집중돼 있었다.

 5분 쯤 그녀를 애무하던 나는 잠시 입을 떼고 휴식했다.

 "휴 - , 핥느라고 턱과 입이 아파~ "

 잠시 후, 나는 고무장갑에 젤리를 바르면서 말했다,

 "엉덩이 속에 내 손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보고싶어."

 나는 손바닥을 한데 모으고 양손 둘째 손가락을 정아의 항문에 집어넣었다.

 그런 다음 두 손을 벌려 괄약근이 활짝 열어지게 했다.

 점차 벌리는 간격을 넓히면서 나는 정아의 항문을 폈다, 오무렸다 했다.

 처음에는 약간 아프겠지만 항문은 곧 느슨해져 직경이 3cm 정도로 벌어졌다.

 나는 그녀의 항문을 최대한 늘리고 입을 가져가 직장(直腸) 안에 혀를 밀어넣었다.

 혀로 항문 속을 탐색하면서 괄약근과 속살을 빨아들였다.

 이제 나는 손가락을 몇 개나 넣을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항문을 빨아주고 늘려놓은 터라 정아는 손가락 두개를 쉽게 받아들였다.

 세개도 그다지 어렵잖게 들어갔다.

 네개째 손가락을 집어넣으려 했을 때,

 정아는 아파하는 것 같았다.

 나는 잠시 멈추고 그녀의 항문이 손가락에 순응하도록 기다렸다.

 "염려마, 손을 전부 넣으려는 건 아니니까"

 손가락 마지막 관절까지 넣은 나는 거기서 머물렀다.

 왼손을 그녀의 보지로 가져가 손가락 두개를 질 속에 넣고

 엄지로는 음핵을 문질렀다.

 정아는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보지와 항문에 박혀있는 내 손에 대고 앞 뒤로 움직였다.

 질과 항문을 나누는 얇은 점막을 통해

 나는 두 손이 서로 문질러지는 걸 느꼈다.

 그녀의 엉덩이 속으로 깊숙히 손가락들을 쑤셔 넣으면서

 거세게 음핵을 마찰하였다.

 정아는 경련을 일으키며 오르가즘을 분출하였다.

 그녀는 깊고 진한 교성을 오래도록 질렀다.

 항문과 보지가 내 손을 꼬옥 꼭 조이면서 떨고 있었다.

 그 느낌은 아주 각별한 것이었다.

 나는 정아가 사랑스러웠다.

 그녀의 오르가즘이 서서히 가라앉자 나는 항문에서 손을 빼고 뒤로 앉아

 아직도 크게 뻥 뚫려있는 그녀의 항문을 바라보았다.

 항문은 아직 3cm 가량

 열려져서 맥박이 칠 때마다 조금씩 오무라 들었다.

 갑자기 그녀는 큰 방귀를 뀌었다.

 내가 항문을 fucking하는 동안 많은

 공기를 들여보내서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정아의 몸이 침대 위로 무너졌다.

 얼마 후 정신을 가다듬은 그녀는 내 눈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자신이 겪은 일과 성적인 욕망에 벅찬 그녀는

 나 조차 생각지 못한 행동을 하였다.

 정아는 몸을 일으켜 내 입술에 진한 키스를 했다.

 내 손엔 그녀의 보지와 항문을 탐닉했던 고무장갑이 그대로 끼워져 있었다.

 내게서 입을 뗀 그녀는 조금 전까지 자기 엉덩이 속에 있던 손을 잡았다.

 내 눈을 바라보며 그녀는 그 손을 천천히 얼굴로 가져갔다.

 아무 말없이 정아는 손가락 네개를 입 안에 넣고 빨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하나씩 잡고서 핥는 것이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음수를 쏟아냈다.

간통 그 완결

"엄마, 오늘 꼭 떡볶이 해 줄 거지?"




초등 학교 일 학년인 승혜의 가방 매는 것을 도와주고 있을 때였다.



승혜는 가방 끈에 팔을 집어넣다가 갑자기 눈빛을 반짝이며 물었다.



순간 어제  저녁에 승혜에게 내일 떡볶이를 해주마 라고 약속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럼, 내일 학교 같다 오면 엄마가 떡볶이 맛있게 해 줄게."




텔레비전을 그만 보라는 말끝에 빈 말 비슷하게 한 말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딸이



기특하기도 하여 오늘은 꼭 약속을 지켜야 갰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이야? 보람이 데리고 와도 돼?"




"보람이......."




보람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나 보람이 얼굴보다는 김현세의 얼굴이 먼저 떠올랐다.




[현숙씨를 보면은 난 세상을 멋지게 살아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





언제 였던가 보람이네 집에 놀러 간 승혜를 데리러 갔을 때, 그가 한 말이 떠오르면서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그때 왜 그와 커피 잔을 사이에 두고 식탁에



앉았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가 식탁 건너편으로 손을 뻗어서  커피 잔을 감싸고 있는 손을 양손으로



덮어 올 때 왜 거부하지 않고 빨개진 얼굴로 눈썹을 내려 깔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다만 내성적인 성격의 남편으로부터는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말이었기에. 김현세의 말이



너무나 가슴 떨리는 속삭임으로 와 닿았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아이......아래층에 사는 내 친구 보람이 있잖아?"




현숙이 창백한 얼굴로 말꼬리를 흐리고 있을  때 승혜가 앞치마를 잡아당기며



응석을  부렸다.



그때서야 현숙은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김현세의 얼굴을 지워 버리려고



애써 웃어 보였다.




"엄마, 승혜도 보람이네 집에서 떡볶이 먹었다고 했잖아.



그러니까 보람이도 불러서 같이 먹어야지. 그치?"




현숙의 가슴 떨림을 알리 없는 승혜가 답답하다는 얼굴로



현숙의 팔목을 잡아당기며 흔들었다.




"그.....그래."




현숙은 넋이 나간 얼굴로 간신히  대답을 하고 승혜의 손을 잡았다.



아래층까지 배웅을 해주기 위해서 였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혹시나 김현세가



밖에 나와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느라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다행이었다. 지하층에 살고 있는 김현세도



보람이의 얼굴도 보이지 않았다.




"정말 학교 같다 오면 떡볶이 해 주는 거지?"




승혜가 일층의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다 다시 돌아서서 검고 초롱 하게 빛나는 눈을



반짝거렸다.




"그래. 우리 예쁜 승혜하고 보람이한테 떡볶이 해 줄 태니까 학교 갈 때 차  조심해야 한다.




신호등을 건널 때는 무슨 불이 켜질 때 건넌다고 했지?"




승혜는 지하에서 올라오는 계단 쪽에 신경을 집중시키면서 건성으로 물었다.



그러면서 이토록 사랑하는 딸의 진심을 외면하고 김현세라는 서른 한 살의



무협 소설 작가를 생각하고 있는 자신이 한없이 미워졌다.




"피, 그건 유치원 다닐 때 배웠다. 파란 불이 켜졌을 때 오른 손을 들고 건너는 거야."




"그래. 우리 승혜는 똑똑해서 친구들 도 많을 꺼야."




금방이라도 김현세와 얼굴이 마주 칠 것 같아서 얼른 승혜의 어깨를



골목 쪽으로 돌려 세웠다. 승혜의 어깨를 다독거려 주는 손이 떨리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마른침을 삼켰다.  금방이라도 김현세가 나타날 것 같아서였다.



승혜가 현관 밑으로 내려서는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이상하게도 김현세의 얼굴이 안 보이는 게 다행스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서운하게 느껴졌다.




"어머!"




현숙이 이상야릇한 감정으로 돌아설 때 였다. 마침 보람이와  김현세가 계단을



올라오고 있는 게 보였다.



현숙은 가슴이 쿵 내려앉는 듯한 기분 속에 얼른 시선을 돌렸다.




"보람아 울 엄마가 떡볶이 해 준다고  했다. 짜파케티도 해 준다고 했어.



너도  같이 먹어도 된다고 했어. 맞지 엄마?"




승혜가 다시 현관 안으로 들어와서 보람이에게 자랑을 했다.



현숙은 김현세가 자신을 보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귀밑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을 느끼며 시선을 어느 곳에 둘지 몰라 허둥거렸다.




"안녕 하십니까? 승혜도 안녕!"




김현세는 그런 현숙에게 밝게 웃어 보이고 나서, 시선을 승혜에게 돌렸다.



승혜에게  가까이 가서 승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네......아.....안녕 하셨어요."




현숙은 시선을 아래로 내려 깔고 김현세의 시선을 피하며 보람이만 쳐다보았다.




"아줌마, 나도 오늘 떡볶이 해 줄꺼예요?"




보람이가 현숙을 올려다보며 까만 두 눈을 깜박거렸다.




"그럼 보람이하고 같이 먹어야지. 보람이 오늘 예쁜 옷 입었네. 아빠가 사 주었니?"




현숙은 김현세의 시선을 의식적으로 피한 체 처음 보는 옷을 입은 보람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요즘 보기 힘듭니다? 여전히 아름다우시구요."




김현세가 붉게 충혈 된 눈에 꺼칠한 수염을 문지르며 승혜 뒤에 서 있다가



현숙에게 귓속말로 빠르게 속삭였다. 현숙은 얼굴이 더욱 빨게 지는 것을 느끼며



대답을 하지 못했다.



마음속으로는 결혼을 한 여자에게 그 따위 말버릇이 어디 있냐고 쏘아붙이지 못하는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러나 겉으로는 미소를 띈 얼굴로 그를 잠깐 쳐다보고 나서



시선을 돌렸다.




"막내 고모가 사 왔어요. 이 신발하고."




보람이가 자랑스럽게 현숙 앞으로 신발을 내 보였다.




"엄마, 나도 신발 사줘."




승혜는 언제 보람이에게 자랑스럽게 떡볶이 이야기를 했는가 싶을 정도로



이내 표정을 바꾸고 현숙의 손을 잡아 왔다.




"승혜 신발은 아직 새거 잖어. 이 담에 보람이하고 똑 같은 거 사 줄게. 알았지?"




아이들은 모두 마찬가지다. 승혜는 언제 떡볶이 때문에 신이  났었느냐는 얼굴로



신발을 사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그런 승혜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고집이 여간 강한 게 아니었다. 한 번 마음먹은 게 있으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고



자신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졸랐다.



남편은 승혜가 고집을 피울 때마다 제 엄마를 닮아서 그런다고 한마디 씩 했다.



어쩌면 그 말은 맞는 말인지 모른다. 그런 고집이 없었다면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가진 것이라고는  자존심밖에 없는 동갑내기 남편과 스물 세 살의 나이에



결혼을 안 했을지도 모를 일 이었다.




"싫어. 신발 안 사주면 학교 안 갈래."




승혜는 뒷걸음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난처한  사람은 김현세였다.



그는 승혜가 때를  쓰는 것이 마치 자신의 탓 인양 뒷머리를 극적 거리며



민망스러워 했다.




"승혜야 오늘은 그냥 학교 가고, 아빠 월급  타면 새 신발 사줄게.



그 대신 학교  같다 오면 떡볶이 먹을 수 있잖아. 짜파게티하고 말야. 그치?"




"야! 승혜 엄마 말 잘 듣는데, 우리 보람이보다 훨씬 잘 들어. 보람아 승혜 좀 봐라.



너도 승혜처럼 아빠 말 잘 들어야 돼. 알았지?"




김현세가 구세주였다. 그는 비록 무협지를 쓴다지만  소설가답게 우회적인 방법으로



승혜를 달랬다.




"아빠 월급 타면 신발 꼭 사줘야 해. 약속해. 손가락 찍으란 말야 씨!"




김현세의 말에 승혜는 눈썹에 이슬처럼 맺혀  있는 눈물을 닦아 내며



억지로  새끼손가락을 내 밀었다.




"어이구 우리 승혜 착하기도 해라. 엄마가 약속할게, 자 됐지."




승혜는 현숙이 고사리 만한 새끼손가락을 걸고 엄지손가락을 찍었을 때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현숙은 김현세를 의식하고 일부러 골목 끝에 있는 종점 슈퍼 앞에까지



승혜를 바래다주었다. 그리고 나서도 김현세가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별로 살 것도 없으면서 종점 슈퍼에 들어가서 잠시 수다를 떨었다.




지금쯤 들어갔겠지......




현숙은 시간이 흐를수록 김현세에게 쏠리고 있는 자신을 이해 수가 없었다.



남편에 비해 뭐 한가지 내 새울게 없는 김현세 였다.  억지로 남편 보다 낳은 점을



찾으라면  서른 한 살의 나이에 어울리게 자신 있고도 감성적인 말투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김현세와 단둘이 있으면 마음이 긴장되면서도 편안함 같은 것을



느끼는 이유를 알 수 없어 혼란스럽기만 했다.




안돼, 난 승혜가 있잖아. 남편도 있고.....




종점 슈퍼에서 현숙이 살고 있는 연립 주택과의 거리는 오십  여 미터밖에 되지 않았다.



현숙은 그 짧은 거리를 가능한 천천히 걸어가며 김현세에게 자꾸만 쏠리고 있는



자신을 탓했다.




어머!




승혜는 김현세가 그때까지 현관 앞 골목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게 보이는 순간



다시 한 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걸 느꼈다. 순간 현숙은 망설였다.



지금 현관으로 들어가면 김현세가 무언가 말을 걸어 올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되돌아가서 종점  슈퍼에 들어가 시간을 더 보내고 올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그때였다.



김현세가 현관 안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다행이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것 같았다.




현숙은 김현세가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지금까지와 다르게 총총 걸음으로



현관  앞에까지 걸었다.



"잠깐 시간 좀 내실 수 있을까요. 저희 집으로 가시죠?"



그러다 불쑥 모습을 드러내는 김현세를 보고 얼른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혹시라도 동네 사람들이 둘이 서 있는 것을 보고 있지나 않을 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지.....금 바쁜데........"




현숙은 일단 현관 안으로 들어갔다. 골목을 지나가는 주민들이 봐서 좋을 게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면서 김현세의 말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자신을 욕했다.



생각  같아서는 대꾸도 안 하고



삼층으로 올라가고 싶었지만 의지는 김현세의 뜻에 따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깐 이면 됩니다. "




김현세는 그 말을 끝으로 지하 계단으로 내려갔다. 현숙은 입안의 침이 마르는 것을



느끼며 잠시 망설였다. 그러다 잠깐이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빠르게 지하로 내려갔다.



김현세는 반 지하에 있는 출입문을 열어 놓고 안에 들어가 있었다.




"들어와서 앉으시죠."




 현관 앞에서 머뭇거리는 현숙에게 김현세는 당당했다.



거실 끝에  있는 식탁의 의자를 빼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전, 시간이 없어요. 여기서 말씀해 주세요. 뭔지 모르지만......"




현숙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하고 열려져 있는  문을 닫았으나 거실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았다. 신발을 신은 체 김현세에게 자꾸만 이끌려 가는  자신을 발견했다.



이러면 안돼, 그녀는 자신이 김현세에게 이끌려 가는 것이 아니고 사랑하는 딸 승혜의



친구 보람이 아빠가 할 말이 있어서 와 있는 것이라고 생각을 바꿨다. 조금은 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하하하, 여긴 아무도 없어요. 우리 둘 밖에 없잖습니까?"




김현세의 말이 묘한 여운을 몰고 왔다. 우리라니, 어째서 보람이 아빠하고 나하고



우리가 돼지, 현숙은 그렇게 반문하면서도 김현세가 남편하고 틀린 점이  있다면



바로 저런 당당스러움 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김현세가 이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주춤 뒷 걸음쳤다.




"하...하실 말씀이 뭐예요?"




현숙은 떨리는 목소리로 김현세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왜 내가  이렇게 떨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혼란스러웠다.




"현숙씨 떨고 있군요."




갑자기 김현세의 목소리가 착 갈아 앉는가 했더니 손을  잡았다.



아.....안돼, 현숙은 난 현숙씨가 아니고 승혜 엄마 예요. 라고 마음속으로



부르짖으면서도 목덜미까지도 빨갛게 물드는 것을 느꼈다.




"지난 며칠 동안 난 시간이 있을 때마다 현숙씨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김현세의 얼굴이 갑자기 가까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피하려고



할  때였다. 손을 잡고 있는 그의 손이 앞으로 당겨지는가 했더니  다른 한 손이



머리를 잡아당기는 것을 느꼈다.




"허....헉!"




김현세의 입술이 와 닿은 것은 거의 순간적이었다. 현숙은  김현세를 뿌리쳐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온 몸이



바르르 떨리는가 하면, 힘이 쭉 빠져나가는 걸 느꼈다.




"어....읍....읍!"




김현세의 코에서 뜨거운 숨소리가 새어나오는가  했더니 입술을 비집고 혀가  들어왔다.



안돼! 현숙은 김현세의 혀가 자기 입안에 들어 와 있다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의 가슴을 밀어내려고 버둥거리며 몸을 비틀었다.




"허......허.....헉!"




현숙은 뒷걸음쳤다. 그러다 문에 닿아 더 이상 물러설 수  없게 되었을 때 김현세가



강하게 혀를 흡입하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허리를 껴 않고 있는 김현세의 손에



힘이 들어가면서 하체가 그의 심벌에 짓눌리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뜨거운 숨소리가



새어 나갔다.




"아.....어......읍! 이.....이러지 말아요."




현숙은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았다.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 김현세의 입술을 피했다.



그러나 그건 서막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김현세의 손이 젖가슴을 움켜 쥐는 가 했더니



스커트 속에 들어가 있던 블라우스를 치켜올렸다.



헉! 현숙은 김현세의 입술이 젖꼭지를 머금는 순간 축 늘어져 버리고 말았다.




"내.......내가 이 순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십니까?"




"아......안돼요......이러시면 안돼요......."




현숙은 건성으로 김현세의 어깨에 손을 얹고  턱을 치켜들었다.



숨을 쉴 수가 없어서 였다. 김현세가 젖꼭지를 빨아 드릴 때마다 온 몸이



짜르르 하는 전율이 솟아올랐다. 지금껏 남편으로부터 이처럼 강렬한 자극을



받아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천장이 흐느적거리면서 내려 앉는 듯한 기분 속에



입안이 쩍쩍  갈라지는 듯한 갈증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김현세의 거대한 심벌이 얇은 스커트 자락을 통해



꽃잎을 강하게 압박 해 오는 감촉을 느끼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더.....더 이상은 안돼요!"




현숙은 있는 힘을 다하여 김현세의 어깨를 밀어 붙였다. 그리고 재빠르게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현숙씨!"




김현세가 다른 사람들의 귀를 의식해서 인지 목소리를 죽이고  짤막하게 외쳤다.



현숙은 계단 밑에서 재빠르게 스커트 밖으로 나온 블라우스를 스커트 속으로



쑤셔 박았다. 이어서 머리카락을 대충 매만지면서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허......헉.......휴!.......내......내가 미쳤어. 미쳤지."




현숙은 삼층에 있는 집으로 들어가자 마자 문을 걸어  잠갔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생수병을 꺼내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식탁 앞을 갔다. 눈물이 글썽거렸다.



심장이 여전히 벌렁벌렁 띄는 것을 느끼며 눈을 크게 치켜  떴다가 감았다.



김현세의 감촉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 벌떡 일어섰다가 천천히 주저앉았다.




안돼. 난 남편을 사랑하잖아. 내가 이런  짓을 했다는 걸 알면 남편이  얼마나 절망할까.



여보..승혜 아빠 미안해. 잘못했어. 나도 모르게......




눈물은 걷잡을 수 없이 쏟아져 내렸다. 다시는 남편이나 승혜의  얼굴을



보지 못할 것 같아서 무섭고 두려웠다. 주인이 쳐다보고 있는 가운데 그 어떤 물건을



슬쩍 훔친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두근거리는 가슴이 멈추어 주질 않았다.



금방이라도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와, 당신 지금 그 놈하고 뭐 하고 왔냐. 라는 말을



들을 것 같기도 해서 덜덜 떨리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알 수 없는 것은



김현세는 털끝만큼도 원망스럽지가  않다는 점이었다.



오히려 자신이 허점을 보여서 착한 그로 하여금 이성을 마비시키게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안돼!




현숙은 어느 정도 마음이 진정되는 가 했더니 김현세의  강렬한 키스하며,



젖가슴이 아프도록 빨아 당기던 힘, 꽃잎을 짓누르던 감촉이 되살아 나는 순간



고개를 흔들며 일어섰다.  목욕탕으로 들어가서 옷을 훌훌 벗어 재꼈다.



남편의 얼굴이  어른거리면서 그 뒤에 김현세의 붉게 충혈 된 얼굴이 또  떠올랐다.



이를 악물고 알맞게 데워진  물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샤워기 밑에서 양치질을 했다.



잇몸이 갈기갈기 찢어질 정도로  양치질을 하고 입을 행궈냈다.



그리고 나서 다시 치약을 짜서 양치질을 하기 시작했다.




제......제 정신이 아니었지.......




참담한 기분으로 몇 번이나 양치질을 하고 나서 목욕  타월로 젖가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너무 심하게 가슴을 문질러 이내 우윳빛 살결에 빨간색 물감을 스펀지로



문질러 놓은 것 같은 상처가 났다. 정상적인 사고 방식을 가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간통을 꿈꾸고 있다. 간통을 기다리는 쪽은 남자보다 여자가 더  비율이 높다.



남자들은 아내 외의  여자들과 섹스를 할 기회가 많은 반면에, 여자 쪽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간통에 대한 환상을 더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통이 행하여 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그것이 잠재되어 있을 뿐



돌출되지 않는 다는 것과 죄의식 때문이다. 현숙은 샤워기 밑에서 가슴을 문질러 대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흥분에  떨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깜짝  놀랐다.



자신도 모르게 만져 본 꽃잎까지 뜨겁게 젖어 있다는 것을 아는 순간 온 몸이



짜릿해지는 전율을 느꼈다. 그건 은밀한 경험이기도 했으나 온 몸에 소름이 돋는 듯한



무서운 경험이기도 했다. 성숙한 여체로 성장한 이후에 남편 외의 남자들에게는



단 한 번도 허락하지 않았던. 혀며  젖꼭지. 그리고 꽃잎을 짓누르는 듯한 감촉이



언제부터 되살아났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두 번 다시 상상도 해서는 안될 무서운 일이었다.




설마!




현숙은 샤워기 밑을 빠져 나오면서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건 무서운 생각이었다.



다른 여자들은 어떤지 몰라도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남편이 아닌 남자와는 섹스를



꿈꾸어 본적이 없었다. 가끔 남편과 비디오를 보다가 진한 성애 장면이 나올 때도 화



면 속의 남자 배우와 섹스를 연상해 본 적도 없을 정도였다. 섹스는 오직 남편을



상대로 모든 형태가 동반되어 왔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전에 느낀 감정은



그게 아니었다. 김현세의 얼굴은 생각하지 않았으나 젖가슴을 문지르는 순간,



김현세가 애무해 주고 있는 듯한 환상에 젖어 흥분해 있었던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미쳤지. 미치지 않고는 내가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을 꺼야.



너무 충격을 받아서 잠시 정신을 놓았던 걸 꺼야.




현숙은 스스로에게 몇 번이나 자의를 하면서 더운물을 잠그고  냉수를 틀었다.



샤워기를 틀어 착각일지도 모르는 김현세와의 섹스에  대한 더러운 환상을



깨끗하게  지우기 시작했다.



연한 살결에 찬물을 뿜어 대자 이내 닭소름이 끼쳐 왔다. 이가 덜덜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를 악물고 내장까지 서늘해지도록 샤워를 했다.



현숙은 오전  내내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를 보면 빨래를  하긴 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뿐이다. 계속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허전함과, 금방이라도 남편에게서 전화가 걸려 올 것 같은 두려움,



앞으로  김현세를 어떡케 봐야 하는 부끄러움  등이 엉망진창으로 엉킨 체



건성으로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어머! 승혜가 올 시간이네.




현숙은 허공중 위를 걷고 있는 듯한 기분에서 벗어나게 한 것은 승혜와의 약속이었다.



부랴부랴 옷을 갈아입고 대충 화장을 한 다음에 시장 갈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일층 현관으로 내려서는 순간 김현세와 마주 칠 것 같은 두려움이 일어났다.



온 몸이 긴장되는 것 같은 기분 속에 빠르게 현관을 빠져 나왔다.



자! 바다에서 갓 잡아 올 리 팔딱 팔딱 뛰는 갈치가 열 마리에 만 원.



백화점에서 한  마리에 삼천 원 하는 싱싱한 갈치가 단 돈 만 원에 열 마립니다. "



갈치 장수가 한잔 술에 시뻘개진 얼굴로 허연 입김을 토해  내며 목청을 높이고 있었다.



리어카 위에는 은가루를 뿌려 놓은 듯한 갈치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갈치구이를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 민섭의 얼굴이 떠올라서 세 마리만 샀다.



평소  같으면 비싼 갈치는 엄두도 내지 못할 형편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남편에 대한 죄의식 때문에 그렇게 라도 해주지 못하면 견딜 수 가



없을 것 같았다.



토막 난 갈치를 든 비닐 봉지의 무게를 우울하게 받아들이면서 느끼면서



시장 안으로 들어갔다.  파란색 도퍼를 뒤집어쓰고 전기 난로 뒤에 앉아 있는



과일 장수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며 걸음을 멈추었다. 좌판에는 먹음직스러운 과일이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종이 박스 뒷면에 매직으로 휘갈겨 쓴 가격표를 읽어보았다.



귤은 열 개 천원 짜리부터 다섯 개 천원짜리 까지 종류별로 적혀 있었다.



사과는 제일 싼게 세 개 천원 이었고. 배는 한 개에 이천 원 이었다.



그 중에서 나주 산 배 한 개 이 천원 이란 가격표 앞에 시선이 멈추어 졌다.



과즙이 뚝뚝 떨어지는 배를 먹어 본지가 까마득한 옛날처럼 느껴졌다.




"배는 얼마씩 해요?"




현숙는 가격을 알고 있으면서 차갑고 까실 한 촉감이 전해지는 배 한 개를 들어



향기를  맡아보았다.



단내가 찬바람 속에 훅 풍겨 오는 순간 목 울대가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한 개에 이천 원씩이면 공짜나 마찬가지 지 뭐!"




과일 장수는 비치 파라솔에 걸려 있는 봉지 한 개를 뜯어내며 일어서서



천천히 승혜 옆으로 왔다.




"세 개에 오천 원은 안되나요?"




현숙은 배 한 개에 이천 원 이면 아무래도 비싼 것 같았다.



이천원 이면 휴일 날 한 가족이 라면으로 점심 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돈이었다.



그러나 세 개 오천원 이라면,  모처럼 배 맛을 보는 것도 나쁠 거 없었다.




"이래봬도 이게 어제는 한 개에 삼천 원 씩 하던 배요."




과일 장수는 별 볼일 없다는 얼굴로 퉁명스럽게 내 뱉으며 난로 앞으로 갔다.




"그럼 주세요."




현숙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번에도 남편을 위해서 사기로  했다.



열 개 천 원하는 귤도 이 천 원어치 샀다. 비닐 봉지가 축 늘어지도록 담긴 배와



귤을 사고 돌아 설 때는 역시 배를 사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빠듯한 월급에 배를  사 먹어 본 지도 오래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시장 깊숙이 들어 갈수록  비릿하고 시큼한 시장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시나브로 냄새에 젖어 버린 까닭일 것이다. 남편을 위해 무엇을 살까  하는 생각에



젖어 있다 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김이 무럭무럭  나는 두부 한 모를 샀을 때서야



조금 있으면 승혜가 집에 올 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장 안에 있는 슈퍼에 들어가



떡볶이 재료를 산 후 부터는  발걸음을 빨리 해서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도중 같은 골목에 사는 몇몇의 이웃들과 눈인사를 할 때마다



심장이 멎는 듯한 긴장을 느꼈다. 그러다 그녀들이 소곤거리며 지나갈 때는



꼭 자신을 욕하는 것 같아 뒤도 돌아보지 않고 걸음을 빨리 했다. 추운 줄 모르고



종점 슈퍼 앞에 도착했을 때는 발 빠른  초등학생들의 얼굴이 한 두 명씩 보이기



시작할 때였다.




"날씨가 많이 춥네요. 짜파케티 좀 주세요."




현숙은 슈퍼 주인인 영이네 에게 자신의 죄를 숨기기라도 하려는 듯 의식적으로



밝게 웃어 보였다. 그녀는 일부러 짜파케티는 시장 슈퍼에서 사지 않았다.



거기서 사면 개당 오십 원씩은 싼 가격에 살수 있으나, 골목 입구에 있는 종점



슈퍼에서도 조금은 팔아 주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승혜 엄마 좋은 일 있나 벼 얼굴이 처녀처럼 뽀송뽀송하네. 몇 개나 줄까?"




사십 대의 과부로 이남 일녀 중 막내  이름이 영이 이름을 붙여 영이네라고 부르는



그녀는 현숙의 옷차림새를 쳐다보며 실쭉 웃었다.




"조.....좋은 일 이 있을 게 뭐가 있겠어요. 두 개만 주세요."




승혜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기분 속에 더듬거리며 돈을 꺼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자신이 김현세 집에 들어갔던 사실을 영이네 가 알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였다.




"내 눈은 못 속여. 근데 시방 어디 갔다 오능겨. 시장 같다 오는 옷차림은 아니고 말여."




영이네는 거스름 돈을 내 줄 생각은 하지 않고 현숙의 아래위를 훑어보았다.




"시.....시장에 같다 오는 길인데......"




현숙은 그때서야 자신이 평소와 다르게 시장을 가면서 외출 준비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가볍게 화장을 한 얼굴하며, 바바리 코트를 입고, 늘 신고 다니는 랜르로바 대신 구두를  신은 모습은



자신이 생각해도 영락없이 외출하는 모습이었다.



괜스럽게 가슴이 떨려 오면서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무의식중에 김현세를



생각하며 화장을 하고 바바리  코트를 입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렇구먼. 근데 시장에선 뭘 그렇게 많이 사 온댜."




영이네의 시선이 이번에는 현숙이 들고 있는 비닐 봉지 쪽으로 옮겨졌다.




"마......많긴 뭐가 많아요. 갈치가 싸 길래 몇 마리 샀고. 두부 한 모하고



귤 몇 개 샀을 뿐인데. 우리 승혜 오는 거 안 봤죠."




"못 봤어. 쪼끔 있으면 오겠지 뭐! 어 승혜 아빠가 웬일여. 어디 아픈가?"




"네?"




현숙은 다시 한 번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영이네의 말대로 남편이 기운이 없는 얼굴로 힘없이 슈퍼 앞을 지나쳐 가는 게 보였다.




"자기 웬일이야, 어디 아파요?"




현숙은 이 시간에 남편이 퇴근을 할 리가 없다는 불길한 예감에 다리가



휘청거리는 것을 느끼며 밖으로 나왔다. 남편 옆으로 가서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한 체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응. 어디 갔다 오는 길이냐."




민섭은 바쁜 걸음으로 다가 오는 현숙을 보고 걸음을 멈추었다.




"으응.....시....시장에 이것 좀 사느라고. 근데 자긴 정말  왠일이대. 어디 아퍼?



꼭 아픈 사람 같네."




현숙은 과일 봉지를 들어 보이며 남편 민섭의 팔짱을 꼭 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남편에게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였다.




"이 여자가 갑자기 바람이 났나. 골목에서 왠 팔짱야."




민섭이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몸을 움츠렸다.




"피! 골목이 아니라 집 앞에서 팔짱을 끼면 어때?"




현숙은 그럴수록 민섭의 팔짱을 꼭 끼며 의식적으로 경쾌한  음성으로 말했다.



그럴수록 남편에 대한 죄의식은 깊어만 갔다.




"오늘 아침에는 해가 서쪽에서 떴나. 왜 안하던 짓을 하고 그래?"




민섭은 말은 그래도 과히 싫지 않은 표정이었다. 그런 점이 또 현숙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생각해 보니까. 결혼 후에 이처럼 팔짱을 끼고 외출을 해 본적이 없었던 같았다.




"자기, 얼굴이 많이 부은 것 같애. 병원에 가 봐야 되는 거 아냐?"




현숙은 걸으면서 남편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눈에 띄도록 얼굴이 부어 있었다.



몸살 기운이 역력했다.



남편은 가족을 위해 몸이  아픈 지도 모르고 회사에 출근  한 사이에 김현세에게



젖가슴을 허락했던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날려고 했다.



그렇지만 남편이 눈치 첼까 봐 은근한 음성으로 걱정스럽게 물었다.




"감기겠지 뭐! 그렇지 않아도 푸른 약국에서 감기약  지어 오는 길이니까.



약 먹고 좀 쉬면 괜찮아 질 꺼야."




민섭은 몸이 물에 젖은 솜뭉치처럼 무겁고, 기운이 없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전에 조퇴를 한 것은



아랫배에 밀려오는 팽창감 때문이었다.



화장실에 가도 소변이 찔금찔금 나올 뿐 아랫배에 가득한 팽창감은 몸 전체를



무기력하게 만들고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감기 약 정도는 안될 것 같은데. 요즈음 감기는 약 갖고 안  된다구.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아야 된대."




"점심 먹고 약 먹은 후에 한숨 자고 나면 괜찮아 질 꺼야."




민섭은 골목에 불어오는 바람에 빨갛게 상기되어 있는 아내의 얼굴을



사랑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그래도 안돼. 점심 먹고 나하고 같이 병원에 같이 가 보자 응?"




현숙은 마음속으로 울었다. 울면서 겉으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단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병원문 도 싫어하는 남편이 있는데 뭐가 부족하다고



김현세 같은 인간에게 마음을 두고 있었는 가를 생각하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괜찮아. 걱정하지마.."




민섭은 일부러 명랑하게 대꾸하며 팔꿈치로 현숙의 젖가슴을 툭 쳤다.



모처럼 만에 결혼 전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면서 오늘 저녁에는 아내를



뜨겁게 사랑해 주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




현숙은 민섭이 일부러 젖가슴을 쳤다는 것을 알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김현세와 격렬하게 패팅한 것을 알고



일부로 그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다행이었다.



남편의 얼굴이 웃음이 피어나고 있는 것이 보이는  순간



마음속으로 한숨을 포옥 내 쉬었다.




"어어! 얼굴 빨개졌어?"




"내......내가 언제 빨개졌다고 그래?"




현숙은 민섭의 농담 섞인 목소리를 두려움으로 받아들이며



삼층 짜리 연립 주택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다시 한번 민섭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민섭이 빙긋이 웃어 보였다. 휴....하고




다시 한 번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남편이 모르고  있는 것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이번에는 남편의 건강이 아무래도 걱정스러웠다. 감기 몸살에 걸렸다고 해서



눈이 보일 정도로 얼굴이 부을 리는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왜, 뽀뽀하고 싶냐?"




민섭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쳐다보는 아내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아프지 않게 찌르며



웃었다.




"피. 해 달라고 할 때는 안 해주면서 생색내기는  과장님은 뭐래?



자기가 아파서 조퇴를 하겠다고 말하니까."




"빨리 퇴근해서 콩나물국 얼큰하게 끓여서 고춧가루 잔뜩 풀어서 먹은 다음에



땀 좀 빼라고 하더군."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은 삼층에 이었다. 현숙은 현관 안으로 들어가면서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슬쩍 쳐다보았다.




현숙은 금방이라도 김현세가 문을 열고 모습을 나타낼까 봐  가슴이 조마조마 했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잔뜩 굳은 얼굴로 가능한 빠르게 계단을 올라갔다.




"자기 좋아하는 갈치 사 왔다. "




현숙은 삼층까지 올라와서야 긴장에서 벗어나며 활짝 웃어 보였다.



손 지갑에서 키를 꺼내 열쇠 구멍에 집어넣고 지긋이 돌렸다. 딸깍 소리가 나면서



손잡이가 돌아갔다.




"요즘 갈치 비싸잖아. 돈도 없을 텐데 뭐하러 샀어."




"나하고 승혜 때문에 자기가 너무 고생하는 거 같아서 큰 맘 먹고 샀지 뭐."




"난 괜찮으니까. 자기나 먹고 싶은 거 참지 말고 사 먹어."




현숙 뒤에 따라 들어가던 민섭이 문을 잠그기 위해 등을 보이며 대답했다.




"문 잠그지마. 승혜 올 시간 됐으니까."




현숙은 남편의 사랑에 가슴 뭉클함을 느끼며 바바리 코트를  벗어 옷걸이에 걸었다.



보일러 컨트롤 박스 앞으로 가서 외출로 되어 있는 온도를 난방으로  올렸다.



점심을 먹고 나서 민섭이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콩나물국이 감기 몸살 약은 아니잖아. 그러니까 점심 먹고 꼭 병원에 가야 돼.



안 가면 나한테 혼날 줄 일어. 알았지?"




현숙이 일부러 농담 스럽게 말하며 쥐어박는 흉내를 내 보였다.




"옛날 사람들은 감기에 걸렸을 때 모두 그렇게 치료를 했다잖어."




민섭은 요의를 느끼고 양복을 벗어서 현숙에게 건네주고 화장실로 갔다.



방광이 꽉 차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오줌 줄기가 시원치 않았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힘을 주어 봤으나 오줌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스트레스 때문인가?




민섭은 다음달에 있는 과장 진급을 앞두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밖으로 나왔다.




"자기 정말 병원 안 가 봐도 되는 거야?"




현숙은 탈진한 사람 같은 몸짓으로 화장실에서 나오는 민섭에게 가까이 가서



얼굴을 살펴보았다. 별 다른 이상은 없어 보였으나 가슴이 무척이나 아팠다.



이렇게 좋은 남편을 두고  김현세와 그 짓을 했던 걸 생각하면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롭기만 했다.




"다음달에 있을 승진 때문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그런지 속이 영 안 좋은 걸."




민섭은 방에 들어가 누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신경 쓸건 뭐 있어. 이번엔 꼭 승진 할거라고 부장님이 장담까지 했다면서?"




현숙은 민섭을 따라 방으로 들어가 장롱 을 열고 요와 이불을 깔아 주었다.




"인사라는 게 뚜껑을 열어 봐야 확실하지 장담할 순 없는 거잖아."




민섭은 이불 속에 들어가기 전에 텔레비전 리모콘부터 찾았다.  생각 같아서는



점심도 먹지 않고 한 숨 푹 자고 싶었다. 하지만 승혜가 오면 현숙의 성화에



결국 일어나고 말 것이라는 생각에 누워서 피곤하기는 하지만 텔레비전이나 보면서



기다리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아무리 뚜껑을 열어 보기 전에는 장담 할 순 없다지만, 신경 쓴다고



승진 안 될 사람이 되고, 될 사람이 안되는 건 아니잖아. 하지만 건강은 신경을



쓰지 않으면 반드시 보답을  하는 법이라고. 그러니까 안 아픈 척  하지 말고



오후에 병원에 가서  진찰 받아 봐. 내 말  알았지?"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고 있으니까 괜한 걱정하지  말고, 간만에 집에 계신 서방님한테



입맛 돋구는 식탁이나 차려 보라고. 그리고 잠깐 이리 와 봐"




민섭은 일부러 가볍게 말하고 나서 이불 위에 벌렁 누우며 손짓으로 오라고 했다.




"왜?"




현숙은 남편이 김현세와 한 짓을 알 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이 떨렸다.



입안의 침이 마르도록 긴장되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남편 옆에 앉았다.




"사랑해!"




민섭은 현숙이 옆에 앉을 때까지 무심한 척 하며 텔레비전을  봤다.



그러다 현숙이 앉는 순간 벌떡 일어나서 와락 껴 않고 방바닥에 뒹굴었다.




"어머!"




현숙은 방안이 떠나갈 정도로 비명을 지르면서 남편의 입술을 받았다.




"왜 그래?"




민섭이 입술을 떼고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현숙은 대답을 하지 않고 민섭의 어깨에 매달리며 입술을 더듬었다. 민섭이 이내



마주 껴 않으며 담요 위에 눕혔다.  자기 오늘은 더 뜨거운 거 같애. 민섭이 속삭이면서



블라우스를 치켜올렸다.




"아!.......어......음."




민섭의 말대로 현숙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온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민섭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어서 그의 입술이며 혀를 애무했다.



민섭도 현숙이 덩달아서 흥분되는 것을 느끼며 아내의 블라우스를 치켜올렸다.




"아......여보......여보....헉......헉!"




현숙은 턱을 치켜올리며 갈증 들린 사람처럼 뜨거운 숨을 토해 내며 민섭의 어깨에



매달렸다.




"사랑해. 여보."




민섭은 요 근래에 들어서 아내가 이처럼 열광적으로 흥분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대낮이란 분위기가 주는 것 때문에 그럴 거라며 허겁지겁 스커트를 벗겨 냈다.




"여보, 여보. 아......나 미칠 거 같애."




현숙은 민섭이 스커트를 벗겨 내는  동안도 참을 수가 없었다.



민섭의 바지를 더듬어 굵게 팽창되어 있는 심벌을 주물럭거렸다.



그러다 민섭이 팬티를 벗길 때는 같이 허겁지겁 바지를 벗겼다.




"허.....헉!"




현숙은 남편의 심벌이 꽃잎을 관통하는 순간 허리를 활처럼  휘면서 그의 어깨에



매달렸다.  민섭의 심벌은 평소 때보다 월등하게 컸다. 그 뿐만 아니었다.



평소 같으면 꽃잎이 건조 해있을 터였다.  그러나 남편의 심벌이  삽입되어 오는 순간



벌써 흥건하게  젖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보, 여보 사랑해요. 헉...헉!"




현숙은 남편이 강하게 방아를 찧기 시작하자 자꾸만 아래로 내려갔다.



더 깊숙이 심벌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였다. 금방 땀이 비오듯이 쏟아지면서



온 몸이 쾌감 덩어리로 변해 버렸다.




"학!.....학!....학!....어.....어.....어"




민섭은 방바닥을 양손으로 집고 힘있게  방아를 찧었다.



그때마다 현숙은  자지러드는 듯한 신음 소리를 흘려 냈다. 끝내고 현숙이의



맨 얼굴을 보았다. 부동산 갑부의 딸로서  아무런 걱정 없이 생활하던 그녀였다.



결혼한 후에는 박봉에 시달리느라 변변한 화장품 하나 없이 살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슬그머니 우울해지기 시작했다.




"왜 그런 눈으로 쳐다 봐, 어서 옷이나 입어. 승혜 올 시간야."




현숙은 화장지를 뜯어서 남편의 심벌을  소중하게 닦아주었다. 그리고 나서



자신은 팬티를 입지 않고  스커트를 걸친 제 밖으로 나와 목욕탕 안으로 들어갔다.



샤워기를 틀어서 꽃잎을 씻어 내는 동안 눈물이 주르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좋은 남편을 두고 김현세에게 빠졌던 자신이 못내 원망스러웠다.



더구나 남편과 섹스를 하면서도  잠시나마 김현세를 생각했다는 것은



남편에게 엄청난 죄를 지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남편에 대한 죄의식이 강하면 강할수록 자꾸만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현숙은  그게 혼란스러웠다. 철이 들 무렵부터 지금까지 의식 속에 사로잡혀 있던



유일한 남자는 민섭밖에 없었다. 민섭은 남편이자, 그녀의 영역 속에 존재하고 있는



단 한 명의 남자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한테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깊어 갈수록 김현세의 얼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런 점이 그녀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안돼!




현숙은 자꾸만 떠오르는 김현세의 얼굴을  지우려고 마음속으로 강하게 부르짖으며



밖으로 나왔다. 사랑하는 딸 승혜가 돌아 올 시간이었다.



김현세와의 가슴 벅찬 키스 때문인지 몰라도, 남편과의 한낮의 정사에 뺏긴 시간을



보충하려면 서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시장에서 사온 떡볶이 재료를 거실 구석에 있는 식탁 위에 꺼내 놓고 있는데



승혜가 들어 왔다.



우리 승혜 오는구나. 많이 춥지, 어서 옷 갈아입고 보람이 불러와.



엄마가 떡볶이 해 줄게."




현숙은 승혜의 언 사과처럼 차가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주고 가방을 받았다.





"알았어. 근데 엄마?"




승혜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안방으로 들어가려다 말고 돌아서서 현숙이 앉아 있는



식탁으로 왔다.




"왜?"




"종점 슈퍼 아줌마 싸운다. "




"싸워? 영이네 엄마가 싸운다구?"




"응. 이층 할머니하고 막 욕하고 싸워."




"왜 싸운데?"




이층 할머니라면 변호사 아들과, 대학 교수 며느리를 둔 경상도 할머니를 말하는



것이었다.  현숙은 가끔 아들 내외가 방문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바깥출입이 드문



그녀가 영이네 하고 싸울 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몰라. 막 이상한 욕하고 싸웠어. 하지만 엄마가 싸움  구경 하는 거 아니라고 했잖아.



그래서 나는 보람이하고 그냥 집으로 왔어."




승혜는 나 착하지 하는 얼굴로 현숙을 빤히 쳐다보았다.




"잘했어. 착한 아이는 어른들이 싸우는 거 구경하는 거 아니란다"




"이상하다. 경상도 할머니가 상소리를 하며 싸울 리가 없을 텐데......."




현숙이 보람이를 칭찬해 주고 하는데 민섭이 화장실에서 가려는 듯 방에서 나오며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머, 아빠 벌써 왔네. 오늘 토요일 아니잖아."




승혜가 민섭에게 반갑다는 얼굴로 달려들었다.




"승혜야. 어서 보람이 데리고 와야지. 아빠 몸이 아파서  일찍 오신 거니까.



귀찮게 하지 말고 빨리 보람이나 데리고 와."




현숙은 파를 다듬으면서 민섭의 얼굴을 살폈다. 골목에서 봤을 때는 환자처럼 보이더니,



지금은 멀쩡해 보였다. 문득 뜨겁게 사랑을 나누느라 감기 기운이 도망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귀밑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우리 공주님 엄마가 떡볶이 해 준다고 했니?"




민섭은 현숙의 말을 한 귀로 흘려 보내고 활짝 웃으며 승혜를 불끈 들어 안았다.



볼에 뽀뽀를 해 주고 바닥에 내려놓으며 양손으로 얼굴을 가볍게 비벼 주었다.




"응. 짜파케티도 해 준다고 했어. 엄마  나 보람이네 집에 갔다 온다.



근데 아빠 많이 아픈거야. 아프면 병원에 가야지. 아빠 병원에 갈 때



나도 따라 가도 되지?"




승혜가 밖으로 뛰어 나가려다 생각났다는 얼굴로 뒤 돌아서서 민섭에게 물었다.




"안 아퍼. 조금 피곤 할 뿐야. 그러니까 아빠 병원에 안 가도 돼."




민섭은 허리를 숙여 승혜의 볼을 톡톡 쳐주며 웃어 주고 나서 화장실로 들어갔다.




"알았어. 아빠 병원에 안 가면, 나도 병원에 안 갈 꺼야. 엄마 나 보람이네 집에 같다 올께."




"옷은 갈아입고 가야지."




"아냐. 그냥 갈 꺼야. 보람이가 기다릴지도 모르잖아."




"안돼, 친구 집에 가더라도 옷을 단정히 입고 가야지."




"이 옷도 깨끗한데 뭘?"




"엄마 말 잘 들어야 착한 아이라고 아빠가 분명히 말했지."




현숙은 귀찮아하는 승혜를 억지로 이끌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무런  생각 없이 승혜가



옷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다가 문득 내가 왜 이러지 하는 생각이 들어 멍한 표정으로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보람이네 집이라면 김현세가 있는 집이었다.



그 집에 가는 딸에게 옷을 갈아 입힐 필요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도 모르게 딸에게 옷을 갈아 입힐 생각을 했다는 게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엄마, 이 옷 입어?"




승혜가 내복 차림으로 현숙이 건네주는 멜빵바지를 들고 물었다.




"아.....아냐 그냥 가도 되겠다. ........"




현숙은 그때서야 김현세를 염두에 두고 딸의 옷을 갈아 입히려고 했다는 것을 알았다.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흔들며 멜빵 바지를 도로 받아서 옷걸이에 걸었다.




"치! 엄마 오늘 이상하다. ......."




현숙은 투덜거리는 승혜를 다독거려서 거실로 데리고  나왔다.



민섭이 화장실에서 나오다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현숙을 이상하다는



눈초리로 쳐다보았다.




"승혜 옷을 갈아 입히려다. ......."




현숙은 민섭의 시선을 피하며 말꼬리를 흐렸다.



승혜를 문 밖까지 배웅해 주고 나서 싱크대 앞으로 갔다. 금방이라도 민섭이 자기,



오늘 왜 그래? 하고 물을 것 만 같아서 일부러  수돗물을 강하게 틀고 부지런을 떨었다.




"작가 선생도 부르지 그래?"




민섭은 감기 몸살 기운이 어느 정도 가신 것 같은 기분 속에 식탁 앞에 앉아서



아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물었다.




"뭐라구요?"




작가 선생이라는 말에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 듯한 기분속에 현숙이 반문했다.



작가 선생이라면 김현세를 말하는 것이었다. 그 사람을  초대한다니



그건 말도 안되는 소리였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오전에 키스를 했는가 하면, 젖가슴을  내 맡기고...



나중에는 꽃잎을 지긋이 누르기까지 했던 사람이었다.



아....안돼.......승혜는 가슴이 떨려 더 이상 말이 나오지 않았다.




"작가 선생도 어차피 점심 먹어야 할꺼 아녀? 보람이도  승혜 친구니까.



이 참에 서로 인사나 하고 지내지 뭐."




"자기 오늘 왜 그래. 어른이 떡볶이 먹으러 오겠어요. 술안주도 아니고......."




현숙은 남편의 얼굴을 바라 볼 수가 없었다. 가슴이 마구  떨려 오는 것을



간신히 진정시키며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여전히 입안이 바짝 마르는 듯한 긴장감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긴....떡볶이 먹으러 오라고 하기가 약간 남살스럽긴 하군."




"자기 이제 괜찮은 거야. 병원에 안 가 봐도 돼는 거예요."




현숙은 남편이 또 김현세 이야기를 꺼낼까 봐, 얼른 화재를 바꾸고 두 귀를 활짝 열었다.



남편이 또 무슨 이야기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괜찮아. 자기하고 화끈하게 사랑을 했더니 감쪽같이 낳았는걸...



우후후 앞으로 감기 몸살 나면 병원에 갈 필요 없이 집으로 와야 갰어."




주말이 아니고 평일이 주는 낯설음 때문일까,



민섭은 오늘 따라  아내 현숙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기만 했다.



더구나 조금 전에 유난히 뜨거웠던 아내의  속살을 생각하니 외음부 쪽이 움찔거리는



우리한 쾌감이 되살아 나는 것 같았다.




"저 웃음소리 좀 봐. 엉큼하고 징그러운 웃음소리가 따로 없네......."




현숙은 식탁 위에 있는 파를 다듬기 위해 마른행주에 손을 닦으며 돌아섰다.



슬쩍 쳐다보는 남편의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겨우 긴장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후후...나도 지하층 작가 선생처럼 글이나 쓸까? 그럼 언제든지 자기하고 하고 싶으면



시간을 가릴 필요가 없잖아."




"자기 오늘 왜.. .자꾸 김선생님을 들먹거리는 거야. 좀 이상한데......"




도둑이 제 발 저린 다는 말이 있다. 현숙은 공연히 신경질을 내며  파를 다듬다 말고



할 일도 없으면서 일어섰다. 남편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있을 수 없어서였다.




현숙의 비밀을 알리 없는 민섭은 그런 아내가 오늘따라 더 사랑스럽게 보여서



싱글벙글거리며 다시 입을 열었다.




"어어..자기야 말로 왠 과민 반응이야. 남자 혼자 살면서 보람이를 잘도 키운다고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할 때는 언제고......"




"전화 왔나 봐."




현숙이는 할 말이 없었다. 김현세와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자주  김현세를



칭찬했던 것이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할 말이 없어서 우물쭈물 거리고 있을 때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구세주가 따로 없는 셈이었다.




"회사에서 왔나?"




민섭이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안방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현숙은



식탁 앞에 앉아서 파를 다듬기 시작했다. 파를 다듬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는



느낌 속에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남편이 알고 있으면서



일부러 자신을  시험해 보기 위해 그러는 줄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설마......




그 시간에 남편은 회사에 있었다. 중요한 것은 김현세의 집에서 황급하게 빠져 나오는



자신의 모습을 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이 알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예감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휴........




현숙은 다듬은 파를 들고 도마 앞으로 가면서 한숨을 길게 내 쉬었다.



문득 남편 모르게 다른 남자들과 정을 통하는 여자들이  부러운 생각이 드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림도 없다는 생각에서 였다. 다른 여자들은 몰라도  자신만큼은



절대로 그런 일에 휩쓸려가지 않을 것 같아서 였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집에서 쉬려고 했는데 그것도 틀렸나 보군."



현숙이 떡볶이를 하려고 후라이 팬을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고 있을 때



민섭이 밖으로 나오면서 투덜거렸다.




"왜? 회사에 나가 봐야 하는 거예요?"




"회사 일 때문이 아냐. 승수한테 전화가 왔는데 중학교  선생하는 기호 어머님이



조금 전에 돌아가셨다는 거야. 지금 병원이래."




"어머, 그 분 지난해 겨울에 뵈었을 때만 해도 정정하시더니..... 어쩜!"




승수나, 기호 모두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으로 형제처럼 지내고 있는 친구들이었다.



현숙은 깜짝 놀랐다는 표정을 지으며 민섭 앞으로 갔다.




"원래 위암을 앓으셨나 봐. 그러다 갑자기 재발이 되서 병원에 입원했더니



이주일 만에 돌아가셨대."




"그럼 자기 병원부터 들렸다 가 봐요. 지기도 몸이 안 좋잖아."




현숙은 남편 걱정이 앞섰다. 그렇지 않아도 몸이 안 좋아  조퇴한 남편이 영안실에 가서



찬바람이라도 맞게 되면 더 안 좋아 질 것 같아서였다.




"알았어. 병원에 들렸다가 집에 안 들리고 곧장 그쪽으로 갈게."




"몇 시쯤 올 건데?"




"오늘은 못 들어 올 꺼야. 다른  사람도 아니고 기호 어머님인데 밤샘 해줘야지.



새벽에 옷 갈아 입으로나 들어올게."




"안돼요. 그러다 자기부터  병원에 입원하겠다.  그러니까. 대충 눈치 봐서



일찍 들어와요. 네?"




현숙은 걱정스럽게 말하고 나서 안방으로  들어갔다.



장롱에서 두툼한 오리털 파카에다 속 내외를 내 놓으며 남편을 바라보았다.



조퇴를 하고 집에 들어  올 때보다는 혈색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서 다시 입을 열었다.




"이번만은 내 말대로 오늘 저녁에 들어와. 알았지?"




"나 혼자만 쏙 빠지면 나중에 친구들한테 욕먹는다고.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일찍 들어올게. 근데 보람이 데리러 간 승혜는 왜 안 오는 거야."




민섭은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영안실에 가면 내일 새벽에나 빠져 나올 수밖에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아내의 생각을 다른 곳으로 바꾸기 의해 승혜를 찾았다.




"만화책보고 있겠지 뭐. 김선생 집에  가면 만화책이 널려 있잖아.  승혜 걱정은 하지



말고. 오늘 일찍 들어오는 거다. 자 약속 해."




현숙은 옷을 갈아입고 있는 민섭의 손을 잡아 당겨서 억지로 손가락을 걸었다.




"알았어. 노력 해 볼게."




"고집 피울 때나 피우라고. 몸이 안 좋아서 회사에서 조퇴까지 했으면서 도대체 왜 그래?"




현숙은 슬며시 화가 났다. 몸도 정상이 아니면서 엉뚱한  고집을 피우는 남편이



야속하기만 했다.




"내 몸 내가 관리해. 자긴 떡볶이 늘어 붙는 거나 관리하라고.



내 코로는 늘어 붙는 게 아니고 타는 것 같은데."




"어머머, 내 정신 좀 봐. 떡볶이 올려놨는데."




현숙은 화들짝 놀라며 밖으로 나왔다.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았던 후라이펜에 있는



떡볶이는 막 늘어붙기 일보 직전이었다. 얼른  물을 부어서 떡볶이를 뒤집고 있는데



민섭이 밖으로 나왔다.




"같다 올게."




"점심은 먹고 가야지. 거기 가면 끼니도 제대로 못 챙길텐데."




민섭은 벌써 신발을 신고 있었다. 현숙은 그런 민섭을 바라보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어차피 모두 점심 안 먹고 모일텐데. 나 만 점심 먹고 왔다고 할 수 없잖아."




민섭은 그 말을 남겨 놓고 밖으로 나갔다. 현숙은 모처럼  평일날 집에 있는 남편에게



점심도 제대로 챙겨 주지 못한 자신의 무관심을 탓하며 닫힌  문을 한참 동안이나



쳐다봤다. 가슴이 아스라하게 젖어 오는 것을 느끼며 이러면 안된다는 생각 끝에



창문 앞으로 갔다.




"스.......승혜......"




현숙은 창문을 열고 막 일층 현관문을 빠져 나오는 남편을 부르다가 말꼬리를



흐리고 말았다. 김현세가 종점 슈퍼에서 무엇인가를 사 가지고 오다가



민섭이 있는 쪽으로 슬슬 걸어오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안녕 하십니까?"




뻔뻔하기도 하지. 김현세가 허리를 구부정하게 숙이고 남편에게 인사를 하는 게 보였다.



이어서 남편이 골목 밖을 손짓하며 무언가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슬그머니 창문을 닫았다.



그들의 대화 내용을 들어보지 않아도, 김현세는 낮에 웬일이냐고 물었을 것이고,



남편은 몸이 안 좋아 일찍 들어왔다가 갑자기 초상을 당한 친구가 있어 가는 길이라고



말했을 것이 틀림없었다.




왜 하필이면.....거기서......




현숙은 그 동안 남편의 건강 때문에 잠시 잊고 있었던 김현세의 얼굴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해서 손놀림이 한없이 더디기만 했다. 그러면..... 안돼, 나는 승혜와 남편이 있잖어.



그 사람은 다혜가 있고.......지우려고 해도 김현세의 감촉이 자꾸  떠올라서 스스로를



꾸짖으며 가스렌지의 불을 껐다.




내일 새벽에나 옷 갈아 입으로 올게.




김현세 생각에 속이 답답한 것 같아서 냉장고에 있는 생수를 먹으려 할 때였다.



갑자기 남편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떠올랐다.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느꼈다.



김현세 얼굴을 머릿속에서 지워 버리려고 노력하는 도중에 남편이 말이 생각난 것은



의식과 반대로 본능은 자꾸 그를 원하고 있었기 때문일 꺼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현숙은 혼란스러움 속에서도 승혜와 보람이에게 정성껏 떡볶이와 짜파케티를



맛있게 만들어 주었다.



설거지를 하고 나서 집에 가만히 있으려니도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안돼......




그녀는 일부러 아래층의 다솔이네 집에 갔다.



거기서 커피를 마시면서 부러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땅거미가 지기 시작할 때쯤에서야 집으로 왔다.




"승혜야!"




집에 있어야 할 승혜가 보이지 않았다. 순간 짜증이 났다. 보나마나 숙제를 한답시고



보람이네 집에서 만화책을 보고 있거나, 오락을 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혼내 주어야겠어!




다솔이네 집에 가면서 다른 곳에 가지 말고 보람이와 집에서 동화책을 보면서



놀고 있으라고 했던 말이 떠오르면서 속이 상했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보람이네 집에 가서 저녁 먹을 때가 됐는데도 돌아오지 않느냐 하는 점이



짜증스럽기도 했다.




아냐......승혜가 무슨 잘못이 있어.




팔짱을 끼고 거실을 맴돌며 승혜가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모든 책임은 자신에게 있지 어린 승혜야 잘못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슴이 아파  왔다. 이래서 죄를 짓고는 못산다는 말이 있나 봐.



혼자 중얼거리면서 식탁  앞에 앉았다. 벽시계를 봤다.



오늘 따라 시간이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어 가고 있는 것 같았다.



벌써 일곱 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창문밖에는 어느 틈에 칠흑 같은 어둠이 내려앉아 있었다.




안되겠어.




현숙은 김현세의 얼굴 보기가 민망스러워서 마냥 앉아서 기다리고 있을 수 만 없다고



생각했다.  이럴 때 전화번호라도 알고 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생각하며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아래층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승혜만 데리고 나오면 돼지. 뭐!




지하층까지는 내려오긴 했지만 막상 벨을  누르려니까 김현세의 얼굴이 또  떠올랐다.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던 눈빛이 선명하게 살아 오르는 것 같아서



슬며시 손을 내렸다. 그러다 승혜가 있는데 설마 이상한 생각이야 하려고 하는



생각이 들어 용기 있게 벨을 눌렀다.




"어, 현숙씨!"




문을 열어 준 사람은 예상했던 대로 김현세 였다. 그는  집안이라 그런지



츄리닝 바지에 소매가 짧은 티셔츠 차림이었다.




"우리, 승혜......."




현숙은 자신이 잘못한 건 없으니까 기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목소리가



떨려 나오는 걸 느끼며 고개를 숙였다.




"아하! 내 정신 좀 봐라. 우리 보람이하고 하도 맛있게 낮잠을 자길래 저녁때나 깨워



보낸다고 생각했었는데 깜박 잊었군요."




"우리 승혜가 잔다구요. 이놈의 계집애가......"




현숙은 김현세가 보기가 미안해서 승혜에게 짜증을 돌렸다. 졸리면 집에 와서



자든지 하지,  남의 집에서 왜 자느냐 하는 점보다는 자신을 점점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느 방에 있어요. 보람이 방에 있나요?"




현숙은 김현세에 대한 감정을 추스르며 신발을 벗었다. 거실을 오른편으로 하고



왼편으로는 안방과 목욕탕이 있었고, 보람이의 방은 주방과 벽을 가로로 한 오른쪽에



있었다.




"아뇨. 저 방에 있을 겁니다. "




김현세가 안 방을 가리켰다. 현숙은 김현세가 잠을 자는  안방이라는 생각에



약간 머뭇거리긴 했지만 이내 그쪽으로 갔다.




"없잖아요?"




현숙이 막 안방으로 들어갔을 때 였다. 뒤 따라 오던 김현세가 뒤 따라 와서



방문을 닫았다.




현숙은 김현세의 붉게 타오르는 눈동자를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현숙씨........"




"안돼요. 아침에 있었던 일 때문에 얼마나 후회를 하고 있다구요."




현숙은 김현세가 뭘 원한다는 것을  알았다. 남편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문을  열기 위해



문 앞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오히려 그런 몸짓이 김현세에게 안겨 드는 꼴이 되고 말았다.



김현세는 그때까지 문 앞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짓은 하지 않겠습니다. 아침처럼 그냥 키스만



허락 해 주십시오. 네?"




김현세의 목소리는 현숙이 보다 더 떨려 나왔다. 그 떨리는 목소리가 현숙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지금껏 유일한 남자 였던 남편으로부터 이처럼



떨리는 목소리로 구애를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김현세의 목소리가 불륜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을비처럼 가슴을 촉촉히 적시는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저.....저 방에 승혜가 있어요. 보람이도 있구요."




현숙은 양팔을 잡고 있는 김현세의 품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아 빈약한 핑계를 댔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에는 오지 않을 겁니다. 현숙씨, 제발 키스를



허락해 주십시오. 네?"




김현세는 말을 끝내자 마자 현숙을 와락 끌어안고 벽쪽으로 밀고 갔다.




"아.......안돼요."




현숙은 도리질을 치면서 김현세의 가슴을 두들겼다. 그러나 승혜나  보람이가 들을까 봐



그녀의 목소리는 모기 만한 목소리에 불과 했다.




"으.....읍!"




두 번째 키스는 아침 보다  더 강렬하게 포문을 열었다. 현숙은  김현세가 머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하고 입술로 짓누르는 순간 온 몸의 힘이 쭉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아.......스.....승혜야.




김현세는 이빨을 악물고 있는 현숙의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고 상류로 기어올라가는



연어처럼 버둥거렸다. 그럴수록 현숙은 사랑하는 딸 승혜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그의 입술을 피하려고 몸을 비틀었다.




"사......사랑해요. 현숙씨......."




김현세가 숨찬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더 이상 키스하기를 포기하는 가 했더니



현숙의 귀쪽으로  혀를 가져갔다. 아! 현숙은 김현세의 불같이 뜨거운 혀가 귓속으로



파고드는 순간 온 몸이 녹아 드는 전율을 느끼며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렸다.




"헙!"




기다렸다는 듯이 김현세의 혀가 재빠르게 입속으로  파고들었다.



현숙은 김현세가 강렬하게 혀를 빨아들이는 순간 턱을 치켜올리며



숨 가쁜 신음 소리를 토해 냈다.




이....이러면 안돼.




현숙의 머리 속에서는 빨리 김현세의 품을  벗어나야 한다고 울부짖고 있었으나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김현세의 혀가 성난 숫사자 처럼 거칠게 구는가 했더니



어느 순간 부드럽고 감미롭게 눈썹을 애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제......제발 김 선생님!"




현숙은 온 몸이 후드득 떨려 오는 것을 느끼며 김현세를 밀어냈다.



그러나 그 팔은 이미 제 기능을 잃어버리고 있었다.



오히려 김현세로 하여금 더 강하게 자신을 포옹해 달라는 자극적인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나...나도 이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숙씨만 생각하면



통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




김현세는 열병 환자처럼 중얼거리며  현숙의 허리를 힘껏 껴  않았다.



아! 현숙은 김현세의 강한 힘에 가슴이 터져 나갈 것 같은 답답함을 느끼며



입을 활짝 벌렸다.



그 안으로 김현세의 혀가 다시 들어왔다. 그녀는 입을 다물고 그의 혀를



받아 주지 않으려고 밖으로 내 밀었다.




"으......읍.....읍!"




현숙의 입안에서 두 개의 혀가 밀고, 밀려 나가지 않으려고 몸싸움을 벌리는 사이에



김현세의 심벌이 벌떡 일어섰다. 심벌은 츄리닝 속에서 표호하는  맹수처럼



우리 속을 빠져나가려고 몸부림을 쳤다.




"이......이러면 안돼요."




현숙은 어느 틈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있다는 것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김현세가 계속 입술로 누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하체로부터 우리한  쾌감이 밀려오는가 했더니 그의 심벌이 꽃잎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머!"




현숙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어깨를 위로 치켜올렸다. 스커트 위로 꽃잎을



짓누르고 있는 김현세의 심벌을 피하기 위해서였다. 그게 오히려 김현세의 심벌을



더 자극적으로 받아 드리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조금 후  였다.



심벌이 꽃잎 밑으로 흘러내리긴 했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회음부 쪽으로 깊게



들어와 버렸기 때문이다.




"하.....학........아........안돼요."




현숙은 가랑이 사이의 회음부를 묵직하게 짓누르고 있는 심벌 때문에



옴짝달싹 할 수가 없었다.



다리를 움직였다가는 오히려 자신이 더 미쳐 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김현세의 손이 스커트 속에 들어가 있던 블라우스를 끌어올리는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것도 이때였다.




"제발!"




현숙은 가랑이 사이에 들어 가 있는 심벌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느라 블라우스가



치켜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그러던 어느 순간 땀으로 미끈거리는 젖가슴의



맨살에 와 닿는 감촉을 느끼고 두 눈을 동그랗게 치켜 떴다.




"허......헉!"




현숙이 뒤늦게 상황을 인식하게 형광 불빛에 하얗게 빛나는 젖가슴을 내려다 볼 때는



이미 김현세의 고개가 숙여지고 있을 때였다.




아..........으......음.




김현세의 입술이 젖꼭지를 입에 무는 순간 현숙은 턱을 힘껏 치켜올리고 그의 어깨를



밀어내려고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어깨를 밀어내려고 힘을 쓰면 쓸수록 꽃잎으로부터



우리하게 밀려오는 쾌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헉.....헉!......헉!"




김현세는 두 팔로 현숙의 허리를 으스러져라 힘주어 껴안았다. 그 탓에 가슴이



답답한 현숙은 까치발을 띤 자세로 그의 어깨를 밀어내고 있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그 틈을 이용해서 김현세는 젖꼭지를 마음껏 흡입하고 있었다.




여.....여보!




남편 민섭의 얼굴이 떠 오른 것은 지극히 짧은 찰나의  시간에 불과 했다.



김현세가 젖꼭지를 애무하는 한편 다른 젖가슴 의 계곡을 혀로 핥아 가면서



점점 위로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으....음.......읍!




현숙은 김현세가 고개를 천장으로 비스듬히  치켜올리고 아래턱을 애무하는 감촉에



어깨를 밀어 대던 팔의 힘이 천천히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헉!.....헉!"




"아......안돼요."




그때 였다. 김현세가 갑자기 심벌을 뒤로 빼는가 했더니 그녀의 꽃잎 위로 박치기를



시도했다.



현숙은 심벌이 꽃잎을 쿡 찌르는 쾌감에 자기도 모르게 김현세의 어깨를 껴 않았다.



그러나 이내 이러면 안된다고 팔을 내렸다.




"학!....학!.....헉"




김현세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꽃잎 중앙을 짓누르고 있는 심벌에 힘을 주고 엉덩이를



천천히 흔들기 시작했다. 현숙은 더 이상 그를 밀어 낼 힘이 없었다.



입안이 바짝 마르는 듯한 갈증 입을 벌리고 거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




아.......헉!.......헉!




그건 목마른 갈증이었다. 두 개의 헝겁조각만 사이를 가로막지  않았다면



무언가 속이 시원해 질 정도로 갈증을 면해 줄 그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억지로 참아야 하는 갈증이었다.




"현숙씨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하.....학! 나......나는 아니에요."




현숙은 더 이상 반항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김현세를 껴안는 것도 아니었다.



두 팔을  축 늘어뜨린 채 그가 젖꼭지를 빨면 빠는 대로, 키스를 하면  하는 대로



내 버려두면서 꽃잎에 집중적으로 몰려들고 있는 쾌감을 참아 내느라 들판을



달려가는 암소처럼 씩씩거렸다.




"아........거긴!"




흥분의 수렁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던 현숙은 김현세에게 몸을 내맡긴 체



흐느적거리고 있다가 다시 눈을 번쩍 떴다. 꽃잎을 짓누르고 있던 압박이 사라지는 가



했더니 김현세의 손이 팬티 속에 들어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서였다.




나.....나 몰라!




현숙은 김현세의 손가락이 들어와 있는 꽃잎이 어느 틈에 흥건하게 젖어 있다는 것을



그때서야 알아차리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녀를 더 황당스럽게 만드는 것은 그의 손이



꽃잎 깊숙이 들어오는 것을 느꼈을 때는,  자기도 모르게 한쪽 다리를 들어주어



좀더 그가 편하게 꽃잎을 만질 수 도와주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나서였다.




"허....헉!"




현숙은 턱을 한껏 치켜 올린 체 꽃잎 속에 들어가 있는 김현세의 손가락을 빼려고



그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자연스럽게 한 쪽  발은 들고 있는 상태가 되어  버렸고



팬티는 엉덩이에 걸쳐 있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더....더 이상 참을 수가 없군요. 요...용서하십시오."




김현세의 떨리는 목소리가 귓전을 때리는 가 했더니 꽃잎에 들어가 있던 손이



쓱 빠져 나왔다. 그 대신 팬티가 허벅지 밑으로 벗겨져 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제발, 거긴 정말 안돼요."




현숙은 허리를 숙이고 팬티를 끄집어올리려고 했다. 그때였다.



김현세가 얼른 츄리닝을  내리고 우뚝 서 있는 심벌을 끄집어냈다.




"헉!"




김현세의 시커먼 심벌이 눈앞에 와 있다는 것을  안 현숙은 다시 허리를 펴고 고개를



돌렸다. 순간 김현세의 혀가 귀에 와 닿았다. 아..현숙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스커트가 배꼽 위로 치켜 올려지는 가 했더니 팬티가 발목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허....헉!"




현숙은 김현세의 거대한 심벌이 꽃잎을 짓누르는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의 어깨를



힘주어 껴 않았다.



아..나..난 몰라, 현숙은 이 순간만큼은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흥건하게 젖어 있는 꽃잎 속으로  김현세의 심벌이



밀려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학!"




현숙은 김현세가 허리를 구부리는 가 했더니 양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쥐고 자기 쪽으로



힘껏 치켜 올리는 순간, 그의 심벌이 꽃잎 깊숙이 와 닿는 것을 느꼈다. 처음 이었다.



꽃잎을 이렇게 완벽하게 채울 수 있는 심벌이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처.....천천히!"




김현세가 엉덩이를 흔들어 되기 시작할 때 였다. 현숙은 그의 목을 껴 않고



부르르 떨다 못해 김현세의 입술을 더듬었다. 짧고도 무거운 키스가 끝난  다음에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꽃잎을 자극하는 심벌이 너무  쉽게 사정을 해 버리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일어나서였다.




"사....사랑해."




"아....아무 말 하지 말아요."




현숙은 지금 이 순간에는 오직 섹스에만 열중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김현세의 심벌이 힘있게 들어왔다. 물러 나는 순간에는 부르르 떨다가 다시,



그것을 맞아 드릴 준비를 할  때는 초조와 긴장으로 몸을 떨었다.




"하지만 현숙씬 내 이상적인 여인이었습니다. "




김현세는 서서 삽입을 하기가 불편하다고 생각했는지 현숙을 방바닥으로 쓰러 트렸다.




"헉!.....헉!"




아....현숙은 방바닥에 누워서야 비로소 완벽한 삽입이 이루어 졌다는 것을 알고



무릎을 세웠다. 그 사이에서 김현세가 쉬지 않고 방아를 찧기  시작했다.



현숙은 순간, 순간마다 감당할 수 없는 전율로 이어지는 숨가쁜 쾌감에 엉덩이를



위로 치켜 올리는가 하면, 둥그렇게 원을 그리기도 하는 둥, 김현세를



적극적으로 받아 들였다.




학!...학.....학!




김현세는 혼자 살고 있어서 그런지 엄청난 힘을 소유하고 있었다.



지칠 것 같으면서도 금방 왕성하게 공격을 해 왔다.



그럴 때마다 현숙은 자지러드는 듯한  신음 소리를 토해 내며 그의 등에 손톱자국을 냈다.



"으......으.....헉!"




현숙은 김현세의 이마에서 떨어지는 땀방울이 입안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허리를 일으켜 세우며 그의 어깨를 힘주어 안았다. 이어서 헉 거리는



신음 소리를 내며 힘껏 하체를 흔들다가 축 늘어지고 말았다. 오즈가즘에 도달해



버렸기 때문이다.




"허....헉!"




어느 순간 김현세도 푹 무너지는 가 했더니  부르르 떨었다. 아....안돼! 현숙은 김현세가



자기 안에 사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그를 밀어내려고 팔을 들다가



스르르 내리고 말았다.  생각 같아서는 그를 밀어내고  싶지만 수만 마리의 나비 때가



날아다니고 다니는 듯한 나른한 쾌감에 젖어 버려서였다.




"미안합니다. 이러고 싶지는 않았는데......."




한동안의 침묵이 흘렀다. 현숙은 눈을 감고 있었다. 나른하게 젖어 오고 있던 쾌감이



슬며시 빠져나가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을 때었다.



김현세가 목이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 잘못이지.....




현숙은 김현세를 탓하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은 자신이 허점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었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 언젠가 커피 잔을 사이에 두고 그가



뜨거운 눈짓을 보내며 손을 잡아 올 때부터 거부를 하지 못한 것이 자신의 실수였기



때문이다.




"가겠어요."




현숙은 온 몸의 힘이 다 빠져나간 것 같은 기분 속에 일어나  앉았다. 벽 앞에 내팽개쳐



져있는 팬티가 시야에 사로잡히는 순간 부끄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며시 팬티를 끌어다 돌아앉아서 껴입었다.




이런. 팬티를 위로 끌어올리는 순간이었다. 팬티를  촉촉하게 적시는 감촉에



자신도 모르게 꽃잎 부분을 문질러 보았다. 김현세의 정액으로 느껴지는 물컹한



그  무엇을 느끼는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잠깐만요."




김현세는 그때까지 바지를 벗고 있는  상태였다. 현숙을 그토록 혼란스럽게  만들던



심벌도 이성을 되찾았는지 축 늘어진 자세로 가랑이 사이에서 얌전히 누워 있었다.



그런 자세로 김현세가 벌떡 일어서며 현숙의 어깨를 끌어 당겼다.




"다음에 이야기해요."




현숙은 욕망의 잔재가 물러난 다음이어서 그런지 냉정을 되찾은 뒤였다.



그래서 인지 목소리가 비교적 차분하게 흘러 나왔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다가 아직도 김현세가 바지를 입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고



얼른 고개를 되돌렸다.




"지금 이야기해야 됩니다. "




김현세가 상체를 현숙 앞으로 옮기면서 그녀의 얼굴을 돌렸다.  현숙은 무방비 상태에서



자기도 모르게 김현세의 코앞으로 시선을 돌렸다. 순간 김현세가 입술을 덮쳐 왔다.




"헙!"




현숙은 처음처럼 거칠게 반항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그의 어깨에 손을  얹는 것에



불과한 상태에서 김현세의 혀를 받았다. 김현세는 언제 내가 축  늘어졌었나 하는 듯이



열광적으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아!.......




현숙은 또 다시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것을 알고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이번에 또 다시 김현세에게 빠져들면, 영영 빠져 나오지 못할 것 같은 두려움이었다.



그러나 이미 그에게 몸을 내 맡겼던 경험 때문인지 의식과 다르게 몸이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자.....자꾸 이러지 마세요."




현숙은 숨이 차도록 키스를 한 김현세가 입술을 떼는 순간 고개를 꺾으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미안해요. 이대로 보내면 영원히 못 볼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김현세가 현숙의 상체를 끌어 당겼다. 현숙은 덩치만 컸지 힘없는 아이처럼 그의



품안에 안겨 들었다.



김현세는 더 이상 키스를 하려 들지 않았다. 블라우스 속으로 손을 집어 넣어



젖가슴을 만지려 들지도 않았다. 늦가을  홀로 자작나무 숲을 거닐고 있는  것처럼



고독한 가 하면, 밤바다를 보고 있는 듯한 절망스러운 모습으로 현숙의 눈을 쳐다보았다.




"그....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현숙은 고개를 숙였다. 김현세는 길게 한숨을 내 쉬며 현숙을 끌어안았다.



김현세의 팔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현숙은 몸이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품안에서 빠져 나오려고 몸을 꿈틀 거렸다.




"잠깐만 이대로 있어 줘요."




현숙은 김현세의 말에 꿈틀거리기를 멈추고 고개를 숙이고 눈썹을 내려 깔았다.



그때  였다.




김현세가 현숙의 손을 끌어당기는 가 했더니 자신의 심벌을 쥐게 했다.




안돼!




현숙은 깜짝 놀라며 무심코 심벌을  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 그러나  이내 심벌을



부여잡고 말았다.



김현세가 팔을 끌어다 다시 심벌을 쥐게 했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심벌을 쥐는 순간,



그것은 바람을 넣는 고무풍선처럼 무서운 속도로 팽창되기 시작했다.




아......안돼.




현숙은 심벌을 놓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석에 늘어붙은 쇠붙이처럼



도저히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어쩔 줄 몰라 하며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을 때였다.



김현세의 팔에 힘이 들어가면서 옆으로 눕고 말았다.




"자꾸 이러면 고.......곤란해져요."




현숙은 김현세의 품안에 안겨 있다 개미가 기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일어서려고



했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몸짓에 불과 하고 말았다. 김현세가 스커트를 끌어올리는



가 했더니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이......이를 어째.




꽃잎은 정액과 애액에 범벅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무엇 보다 얇은  면 팬티가



물걸레처럼 젖어 있다는 것을 떠올리는 순간 너무 부끄러워서 입이 떨어져 주질 않았다.




"우리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있는 거죠?"




김현세의 목소리는 푹 주저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이 현숙에게는 천둥우뢰와 같은 목소리로 들려 왔다.



김현세와 그 일이 있고 부터 현숙은 하루하루가 허공을 걷는 듯한 기분의 연속이었다.



민섭은 그런 아내를 보고, 몸이 안 좋으면 친정에 가서 며칠 쉬었다 오라며 비상금까지



꺼내 주었다.



"괜찮아요. 환절기 탓 일거예요. 자기 갈치 좋아하지. 오늘 일찍 퇴근해야 돼, 시장 가서



물 좋은 갈치 몇 마리 사 와서 노릿노릿하게 구워 놓을 테니까. 알았죠?"



"허허, 이 여자가 갈 때가 됐나. 왜 안 하던 짓을 하지. 난 갈치 안 먹어도 되니까,



제발 그 얼굴이나 피고 살아. 도대체 지금 자기 얼굴이 어떤 줄 알고나 있어.



마치 똥 마려운 강아지가 억지 웃음을 짓고 있는 거 같다구."



민섭은 그렇지 않아도 다음 달에 있을 정기 승진 때 누락될까 봐, 기분이 썩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랑하는 아내가 우울해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는



없어서 퇴근하면 가능한 명랑하게 지내려고 했다.



"피! 언제부터 내 얼굴에 그렇게 관심이 많아졌어. 언젠 아이 셋 낳은 사십 대 아줌마



같다고 잘도 놀려대더니......"



현숙은 남편으로부터 걱정 어린 핀잔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그러면서 가능한 남편이 집에 있을 때는 명랑하게 지내리라고 다짐을 했으나



잘 되지 않았다. 마치 오래된 그릇은 마구 굴려도 잘 깨지지 않으나, 새 그릇은



긴장하면 긴장할수록 잘 깨질 때와 같았다. 무엇보다 그녀를 미치도록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남편과 잠자리를 같이 할 때였다. 남편은 언제나 정상위를 원했고,



그녀 역시 다른 부부들은 몰라도 자기와 남편은 그 방법밖에 없는 것으로 여기고



섹스를 했다.



"아......자.....자기! 나 미칠 거 같아."



남편하고 섹스를 할 때 예전처럼 만족을 할 수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교성을



지르는 등, 어느 때는 남편 보다 적극적으로 몰입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섹스



후에는 김현세와의 섹스가 생각났다.



"자기, 요즘 더 강해 진 거 같아."



그러다 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또 거짓말을 했다. 첫 단추가



잘 못 꿰어지면, 마지막 단추까지 잘못 꿰어진다고 했던가. 거짓말이 거짓말을



잉태하는 나날들이 계속 될수록 그녀는 여의어만 갔다. 그러다 승혜의 여덟 번째



생일날이 돌아왔다. 며칠 전부터 이날을 손꼽아 기다려 온 승혜는 출근 전의 민섭을



붙잡고 게임기를 사 달라고 졸랐다. 게임기를 사 달라는 나름대로의 이유도 있었다.



아래층의 보람이도 그것을 가지고 있고, 종점 슈퍼의 영이는 물론 이 골목에서 게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자기 혼자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승혜 안경 쓰고 싶어. 텔레비 앞에서 게임 많이 하면 눈이 나빠져서 안경을 쓸지도 몰라.



아빠는 예쁜 승혜가 안경을 쓰는 거 보면 가슴이 아플 꺼야."



민섭은 승혜의 생일 선물로 인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고개를 흔들며



점잖게 반대했다.



"피, 보람이도 게임기가 있는데 안경을 안 썼잖아. 나 게임기 있으면 하루에 한 시간씩



밖에 안 할 꺼야. 그러니까 게임기 사줘 응?"



"보람이하고 너하고, 같니 보람이는 엄마가 안 계시잖아."



현숙은 다른 날과 다르게 신경질 적으로 말했다. 그리고 이내 어린 승혜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는 것을 깨 닫았으나, 이미 승혜의 두 눈에는 의아심이



가득 담겨져 있었다. 그 뒤에 그녀의 머릿속에는 텁수룩한 수염에 밤에 글을 쓰느라



늘 붉게 충혈 되어 있는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피! 엄마는......언제는 그런 말하면 안된다고 해 놓고, 엄마가 먼저 그런 말하면 어떡케."



아이들은 영리했다. 그 중에서 비교치의 기억력에 관해서는 어른들 보다 훨씬 능가하다.



현숙은 염려하고 있던 말이 승혜의 입에서 터져 나오는 순간 쥐구멍이라도 숨을 수 있



다면 숨어 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엄마 말은 그런 뜻이 아니고. 보람이네는........"



현숙은 얼른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남편의 얼굴을 슬쩍 쳐다보았다. 민섭은 빙긋이 웃는 얼굴로 승혜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럼 엄마한테 물어 봐. 엄마가 허락하면 사 줄게."



민섭은 이럴 때는 아내에게 미루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아내는 자기와



다르게 승혜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싫어. 엄마는 돈 없잖어."



"엄마가 왜 돈이 없니?"



"엄만 돈 안 벌고, 아빠가 회사에 나가서 돈 벌어 오잖아."



현숙은 저 작은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올까 하는 생각으로 기가 막혀서 민섭을



쳐다보았다. 민섭도 비슷한 생각으로 현숙을 쳐다보며 어깨를 으쓱 거렸다.



"좋아. 돈은 승혜 말대로 아빠가 벌어 오는 거야. 하지만 아빠가 아파서 회사에



나가지 못하면 어떡하지. 지금도 아빠 몸이 아파서 약 드시는 중이잖아."



현숙은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약 중에서 세 봉을 꺼냈다. 그 중 한 봉은 지금 먹을 수



있도록 봉지를 열어서 남편에게 건네주고 나머지 두 봉은 그의 서류 가방에 넣어 두었다.



"그래도 오늘은 내 생일 이잖어."



승혜는 현숙의 말에 할 말이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이내 반박했다.



"아무튼 게임기는 안돼. 오락이 정하고 싶으면 보람이네 집에 가서 조금씩 하고 와.



그 대신 이번 주 일요일날 육삼 빌딩 데려가 줄게. 됐지?"



민섭이 약 봉지를 입안에 털어놓고, 물을 한 모금 마신 후에 단정적으로 말했다.



"보람이네 집에 가면 안돼? 알았지."



현숙이 자기도 모르게 목소리를 높이며 다짐을 받으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나서 얼른 남편을 쳐다보았다. 남편은 물 컵을 싱크대 위에 같다 놓기 위해



등을 돌리고 있었다.



휴! 남 모르게 한숨을 내 쉬고 있으려니 눈물이 나려고 했다. 내가 왜 이렇게 가슴



조이면서 살아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였다.



"엄마 오늘 참 이상하다. 왜 보람이네 집에 못 가게 하는 거야. 그리고 육삼 빌딩은



유치원 다닐 때 두 번이나 같다 왔는 걸. 하지만 게임기는 지금까지 한 개도 없었잖아.



그러니까 생일 선물로 게임기 사줘야 해."



"또, 저 고집 나온다, 자 그만 나가자. 너 자꾸 아픈 아빠 아침부터 피곤하게 만들면,



점심 때 피자 안 사 줄 거야. 네 친구들도 초대 못하게 할거구."



현숙은 억지로 타협안을 제시했다. 진땀이 날 것 같았다. 그러나 띰이 나면 큰일이었다.



단번에 남편의 시야에 사로잡힐 것이고, 그렇게 되면 왜 그러냐고 묻는 것으로



시작해서 또 다른 거짓말을 잉태하여 하기 때문이었다.



"엄만 순 거짓말쟁이. 학교 같다 와서, 친구들 초대하면 피자하고 치킨하고,



콜라 사준다고 승혜하고 약속했잖아. 하지만 게임기는 처음 말하는 거잖어. 그치 아빠?"



승혜는 되는 것 보다, 안되는 것이 더 많은 엄마 보다 아빠 쪽이 편하다는 생각에 민섭을



쳐다보았다.



"좋아. 우리 공주님이 그렇게 원하신 다면 퇴근할 때 게임기 사 올게. 됐지?"



"아빠 사랑해요. 엄마는 미워? 쩌번에도 아빠 월급 타면 게임기 사 준다고 해 놓고선....."



승혜는 민섭의 다리를 껴 않으며 팔짝팔짝 뛰다가 생각났다는 얼굴로 현숙을 흘겨보았다.



"게임기 가격이 얼만줄 이나 알아요. 못 줘도 십만 원 한 장은 줘야 할걸. 그렇다고 오랫동



안 좋아 할 것 같아요. 며칠 안 가서 장난감 박스 안에 쳐 박히고 말걸. 그러니 그러지 말고



동화책이나 한 질 사주는 게 어때요?"



승혜가 민섭에게 재롱 부리는 모습을 쳐다보던 현숙은 문득 자기는 이 가정의 구성원



이 아니고, 제 삼자 가 되어 버린 느낌이 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됐지? 갑자기 머리가



아파 오는 것을 느끼며 차분한 음성으로 민섭에게 말했다.



"김선생 딸이 오락하는 걸 보면 저도 얼마나 하고 싶겠어. 그러니 이 참에 한 개 사주지 뭐.



그리고 게임 종류가 많으니까, 친구들끼리 게임 프로를 교환도 해 가며 즐기면 되잖아."



민섭은 아내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생일을 핑계되어 조르는 승혜의 부탁을



거절 할 수 없었다. 오늘은 다른 날 보다 일찍 퇴근하여 백화점에 들려 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서류 가방을 들었다.



"마음대로 해요........"



현숙은 열외자가 되어 버린 기분으로 억지 웃음을 지으며 결국은 승낙을 할 수밖에



없었다. 평소 같았으면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장난감



같은 것은 사주지 않는 게 그녀의 성격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그렇지 못했다.



사랑하는 딸과 남편에게 죄를 짓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승혜까지 학교에 간 후에



현숙은 한참 동안 식탁 의자에 앉아 있었다. 비가 오려는 지 하늘이 잔뜩 웅크리고



있는 게 보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오늘 오후부터 소나기가 내린다는 일기예보를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휴!



다른 때 같았으면 어김없이 승혜 손에 우산을 들려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김현세와



그 일이 있고 부터는 겉돌기만 하는 자신이 싫어서 우울한 얼굴로 텅 빈 집안에서



마음놓고 한숨을 내 쉬었다.



우리 앞으로 자주 만날 수 있는 거죠?



멍하니 창문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또 김현세의 말이 생각났다.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다. 정액과 애액으로 축축하게 젖은 팬티를 껴입으려고 할 때,



그가 한 말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왜 이러지......아......안돼!



현숙은 잊으려 애를 쓸수록 김현세에게 다가서고 있는 의식이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 김현세의 생각을 지워 버리려면 바쁘게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우선 집안 청소부터 하리라고 막 일서 서려는데 전화 벨이 울렸다.



그 사람인가?



현숙은 무서웠다. 전화를 받게 되면 약간은 탁한 김현세의 목소리가 들려 올 것 같았고,



그렇게 되면 그가 살고 있는 지하층을 노크하고 말 것 만 같아서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제발!



전화 벨 소리를 무시하면, 무시하려 할수록 더 요란스럽게 울어 돼는 법이다.



현숙은 걸레를 떨어트리고 눈을 질끈 감은 체 두 귀를 감았다.



현숙씨를 사랑합니다. 아! 당신은 너무 아름다워요. 이 젖꼭지하며, 이 계곡은.........싫어!



눈을 질끈 감은 체 귀를 막고 있으려니까 전화 벨 소리는 들려 오지 않았다. 그 대신 기억



의 여신이 김현세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었다. 현숙은 히스테리칼 하게 소리를



지르며 머리를 흔들었다.



안돼!



마침내 현숙은 무릎을 끓고 울었다. 텅 빈 집안에서 소리내어 울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며



뜨거운 눈물을 펑펑 쏟아 냈다. 울면서 제발 김현세를 잊게 해 달라고 신께 기원을 했다.



신이 기도를 들어준 탓인가, 천둥소리처럼 울어 되던 전화 벨 소리가 뚝 끊어지면서



괴괴할 정도의 무서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나는 그이를 사랑해. 승혜도 버릴 수가 없어.



현숙은 마치 남편과 딸로부터 버림이나 받은 것처럼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한 손에



걸레를 든 체 창문을 바라보았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도 삼층 짜리 다세대



건물 인 탓에 방안으로 햇볕이 들지 않았다. 그 대신 붉은 벽돌 벽이 시야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 앞으로 검은 비닐 봉지 하나가 포르르 날라 들었다가



살랑살랑 바람을 타고 내려 않는 게 보였다. 비가 올 징조 였다. 비닐 봉지가 창문틀



밑으로 사라지면서 다시 바람 소리가 들렸다. 바람 소리는 뿌연 먼지를 안고



차가운 골목을 황량스럽게 훑어 갔다.



"좋아. 너도 어린애가 아니니까. 더 이상 말리지는 않겠어. 하지만 네가 만약 그 놈하고 결



혼을 한 다면 더 이상 이 집에 발 들여놓을 생각은 하지 말아라. 난 이십 삼 년 동안 남부



럽지 않게 키워 온 딸을 가진 거 라곤 부랄 두쪽 밖에 없는 놈한테 시집 보내긴 싫으니까."



남편과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던 아버지가 최후의 통첩을 하던 때도 이처럼 초여름이었다.



그러나 장소는 틀렸다. 거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정원에로 잘 다듬어진 향나무가 보였고,



꽃이 지고 잎새만 무성한 목련 나무와, 담장에는 손톱 만한 꽃망울이



조롱조롱 매달려 있는 넝쿨 장미가 늘어져 있었다.



"엄마!"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아버지의 말에 대답을 못하고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난생 처음 으로 어머니에게 거리감을 느꼈다. 어머니의 얼굴에서는 아버지처럼



찬바람이 불고 있지 않았으나, 철저한 방관자의 얼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좋아요. 보란 듯이 살아 주겠어요.



어머니가 사랑하는 남자와의 결혼을 원하는 스물 세 살의 딸을 위해 아버지에게



단 한마디라도 변호를 했었다면, 입술을 깨물며 그렇게 까지 독한 마음을



먹지 않았을 지도 모를 일 이었다. 아무리 가정에서 경제권이 없다지만 아버지의 독선과



횡포에 잘 길들여진 어머니라지 만, 딸의 미래가 걸려 있는 그렇게 중요한 순간에도



방관자 역할을 하는 것을 보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김현세의 집 식탁에서 커피를 마실 때까지 만 해도 부모님들이 보란 듯이



열심히 살려고 최선을 다해 왔다. 남편을 사랑하는 아내의 역할을 충실히 했고,



딸을 기르는 어머니로서의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랬다. 김현세의 식탁에서



커피를 마실 때까지만 해도 그렇게 열심히 살아 왔었다.



정말 잘 살아 왔었는데......



현숙은 또 눈물이 나오려고 하는지 콧잔등이 시큰거리는 것을 느끼며 왜 김현세에게



빠져들었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서 혼란스럽기만 했다.



그 날, 커피 잔을 사이에 두고 김현세가 손을 잡으면서, 현숙씨를 보면은 난 세상을



멋지게 살아야 할 이유가 생깁니다. 라는 말을 듣기 전 만 해도 모든게 순조로웠다.



그러던 것이 손을 잡히고,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로부터 사랑의 고백을 받았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몰라도, 키스에서 페팅으로, 급기야는 그의 몸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가 없었다.



더 이상 만나면 안돼.



현숙은 거실에 걸려 있는 벽시계가 열 시를 알릴 때서야 자신이 청소를 하다



자신도 모르게 또 김현세 생각에 빠져 있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얼른 일어섰다.



승혜 생일날 도대체 왜 이래야 되는 거지.



승혜가 학교 같다 오기 전에 생일 상을 차려 놓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야 할



시간이었다. 피자와 치킨만 있다고 생일 상이 준비되는 것은 아니었다.



음료수도 있어야 하고, 후식으로 먹을 과자냐, 과일류나, 케이크도 있어야 한다.



승혜가 초등 학교 들어가서 처음으로 맞는 생일날 제 친구들에게 기죽게 하지 않기



위해서 나름대로 식탁을 짰다. 피자나 치킨은 제 시간에 맞춰서 배달을 시키고,



음료수와 과일은 종점 슈퍼에서 사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청소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모든 가구에서 윤이 나도록 청소를 하려고 했으나, 김현세 때문에



헛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고 생각하고, 팔이 아프도록 빠른 시간 내에 대충대충



눈에 보이는 부분만 소를 했다. 걸레를 목욕탕에 갖다 두고 슈퍼에 가기 위해 집에서



입는 헐렁한 원피스를 벗으려고 하는데 초인종이 울렸다.



"누구세요?"



이 시간에 찾아 올 사람이 없다는 생각으로 등뒤에 지퍼를 절반쯤 내리다 말고



문 앞으로 갔다.



"접니다. "



김현세 였다. 김현세의 탁한 음성이 문을 뚫고 들려 오는 순간 현숙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뒷걸음을 쳤다. 여기가 어디라고 찾아오는 거지.......엄청난 죄를 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덜렁거리는 것 같아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다른 뜻은 없고 이것을 전해 주려고 왔습니다. 이웃들의 시선도 있을 테니



빨리 문을 열어 주시죠."



김현세의 목소리 작았으나 침착했다. 현숙은 면으로 된 헐렁한 원피스의 지퍼를



반쯤 내린 상태여서, 어깨 깃 이 벌어진 탓에 브래지어 끈이 그대로 노출되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얼른 문을 열어 주었다. 김현세의 말대로 다른 사람, 즉 이웃들의 시선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오늘 승혜 생일이라고 해서."



문안으로 들어선 김현세의 손에는 두 개의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장미꽃과,



프리지어며 튜울립 등이 어우러진 다발과, 다른 손에는 새빨간 장미꽃이



셀로판 용지에 쌓여 있었다.



"고.....고마워요."



현숙은 김현세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다. 금방이라도 그가 와락 껴 않을 것 같은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때였다. 누군가 계단을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김현세는



얼른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왔다. 현숙은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며



김현세를 바라보았다.



"장미꽃은 제가 현숙씨에게 드리는 겁니다. 그런데 왜,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까?"



김현세가 어쩔 줄 몰라 하고 서 있는 현숙에게 탁한 음성으로 물으며 한 걸음 앞으로



나왔다.



"저......전화를 했었어요?"



현숙은 이 기막힌 예감에 몸을 후두두 떨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물었다.



"그 동안 제가 얼마나 괴로운 나날을 보냈는 줄 아십니까?"



"그러지 마세요. 저 때문에 괴로워 하셨다면 제가 용서를 빌겠어요."



현숙은 붉게 충혈 된 김현세의 말을 듣는 순간 멈칫 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무언가 간절한 갈망에 떨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얼굴도 많이 여의어 보였다.



그 뒤에 자신의 쉽게 몸을 열어 주었기 때문에 아내가 없지만 어린 딸을 데리고



그래도 행복하게 살던 김현세가 고통스럽게 세월을 보냈다는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아닙니다. 모든 잘못은 제게 있습니다. 사과를 하려고 그 동안 기회를 엿 보았지만



차마 말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왜.....왜요?"



"현숙씨에게 사과를 하기 이전에 너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깨 닫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제 마음을 이해 하실 수 있습니까."



"아......안돼요. 우리 더 이상 만나면 안돼요."



현숙은 김현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칼끝이 되어 심장을 찌르는 것 같은 고통 속에 고개



를 흔들었다.



"하지만........"



김현세가 말꼬리를 흐리며 신발을 벗고 거실 안으로 들어왔다. 현숙은 그를 거실로



못 들어오게 말려야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입이 떨어지지 않아서 뒷걸음을 치며



고개만 흔들었다.



"현숙씨 때문에 내가......."



현숙이 뒷걸음치다 거실의 장식대에 부딪쳐 옆으로 허리를 비트는 순간이었다.



원피스의 벌어진 어깨깃 이 한쪽이 팔뚝으로 훌렁 벗겨져 내렸다.



순간 파란색의 브래지어 한쪽의 절반이 드러나고 말았다.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고 있었는지 압니까?"



김현세는 현숙을 와락 껴 않았다. 으......읍! 현숙은 당황했다. 양손에는 꽃다발이 한 개 씩



들려져 있었고, 브래지어 한쪽이 겉으로 노출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김현세가



껴 않는 순간 꽃다발을 떨어트리고 원피스를 치켜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김현세의 품안에 안겨 있는 상태 여서 자신도 모르게 김현세의 등을



껴 않는 꼴이 되고 말았다.



"제.....제발!"



김현세는 키스를 하지 않았다. 곧장 원피스의 어깨 깃을 잡아 당겼다.



이어서 이미 절반 정도 지퍼가 열려 있던 헐렁한 원피스의 허리 아래로 미끄러져 내리며



반라가 되고 말았다. 그 틈을 이용해서 브래지어를 치켜올린 김현세의 입술이



젖꼭지를 공략해 왔다.



"우리.......마.....말로 해요."



현숙은 김현세의 거친 입술이 젖꼭지를 정신없이 흡입하는 순간 더 이상의 말을 잃고



말았다. 김현세는 젖꼭지를 빠는 한편 다른 손으로 허리까지 내려 와 있던 원피스를



내렸다.



"아......아......으.....음!"



현숙은 원피스가 허벅지 밑으로 내려가는 것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했으나, 생각과 다르게



김현세의 목을 껴 않고 턱을 한껏 치켜 올린 체 이빨을 악물었다. 이것이었던가. 김현세의



손은 마법사의 손과 같았다. 손끝이 스쳐 가는 곳마다 불꽃이 일어 나는 듯한 전율이 튀어



나왔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



현숙이 반항하기를 포기했다는 것을 눈치챈 김현세는 젖꼭지에 있던 입술을 어깨로



올렸다. 둥그스름한 어깨에 질퍽한 타액을 묻혀 가면서 목덜미로 옮겨갔다.



"이.......이러면!"



현숙은 김현세의 단단한 심벌이 팬티를 짓누르는 것을 느끼며 그의 입술을 받았다.



불꽃이 이처럼 뜨거울까. 김현세의 입에서는 용암이 분출되고 있는 것 같아서 혀가



스쳐 가는 것마다 온 몸이 녹아드는 것 같았다.



"아......안돼요."



현숙이 몸이 타오르는 듯한 전율에 떨며 헉헉거리고 있을 때 였다. 김현세의 손이



불쑥 팬티 안으로 들어와서, 이미 젖어 가기 시작하는 꽃잎을 덥석 움켜쥐었다.



"여......여기선 안돼요."



현숙은 김현세의 손목을 덥석 움켜쥐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러나 김현세의 손은



기어이 꽃잎 속으로 들어가고 말겠다는 듯이 밑으로 뻗어져 나갔다.



"우......우리 집에서는 안돼요. 다. .....다른 곳에서."



현숙은 있는 힘을 다하여 팬티 속에 들어가 있던 김현세의 손목을 빼 냈다.



"그럼?"



김현세가 거친 숨을 내 쉬며 짧게 반문했다.



"오....오후에 전화를 해 줘요. 아셨죠?"



현숙은 사랑하는 남편과, 딸이 사는 집에서 그와 섹스를 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잠시 멈칫



거리고 있던 김현세의 품안을 빠져나갔다.



"알겠습니다. 그럼 오후에 전화를 드리겠습니다. "



김현세는 가쁜 숨을 고르기 위해 잠시 벽에 등을 기댔다. 그 틈을 이용해 재빠르게 원피스



를 치켜올린 현숙은 냉장고가 있는 것으로 갔다.



"자! 이 물을 마시고 어서 이 집을 빠져나가 주세요."



김현세는 현숙이 건네주는 생수를 거침없이 마시고 나서 돌려주었다.



그러다 현숙이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생수병을 받은 순간 다시 달려들어 키스를 했다.



"약속을 지켜야 합니다. "



"아.......알겠어요."



현숙은 조금 전과 다르게 김현세의 입술이 얼음을 머금었던 것처럼 차갑다는 느낌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약속을 해 버렸다.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다.



현숙은 이상하도록 가슴이 편해지고 있는 것을 느꼈다. 마치 기다리고 있던 매를



맞아 버린 후에 가슴이 편해지는 그런 기분이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김현세를



두려워했던 것은 가정이 깨질 것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그를 향한 목마름이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여하튼 그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기분이 한결 낳아졌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는 한참 되었는지 보도불럭이 물에 젖어 번들거리고 있는 것을



내려다보며 고개를 잔뜩 움추린체 골목을 빠져나갔다. 영이네는 때묻은



목장갑을 낀 손으로 사과를 한알, 한알 닦아 내고 있었다. 박스 안에 들어 있던



사과가 그녀의 장갑 낀 손을 한번씩 스쳐 지나갈 때마다 윤이 나도록 반짝 거렸다.



"갑자기 왠 비 래요."



현숙은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들었음에도 짐짓 모르고 있었던 표정으로 우산을



접으며 웃음으로 인사를 했다.



"글세 말여. 이왕 내릴 비면 장대비처럼 쏟아져 내릴 일이지, 과부 기분 심숭생숭해



지게 왠 가랑비가 내리는지 모르겠네."



현숙은 영이네 가 닦아 놓는 사과 중에서 알이 굵고 큰 것으로 몇 알 고르기로 하고



그녀 옆으로 갔다.



"사람이나 과일이나 때깔이 좋아야 실속이 있능겨. 이 사과 맛이 그만잉께. 이왕이면 많이



사가 덤으로 하나 더 줄팅게 말여."



영이네는 현숙이야 사과를 고르던 말던 하던 일을 계속 했다.



"사과 값이 비싸서 많이 살수가 있어야죠. 천 원에 얼마씩 한데요?"



"세 개에 천원만 줘. 모래내 시장 가도 여기 보다는 비쌀 겨. 그라고 말여, 계, 는 들 거지?



이 번으로 줄텡께 꼭 들으라고. 들어서 손해 볼거 없어. 이 번이면 공짜나 마찬가지 아녀.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저 밑에 공터 옹기장수 알지. 그 여편네가 이 번 달라고



사정사정 했쌓는 걸. 승혜 엄마 생각해서 삼번 으로 미뤘잖어. 그라니까 내 체면을



생각해서라두 계는 꼭 들어야 햐. 알았지?"



"그 분한테 이 번을 주시지 왜 저한테 이 번을 주시려고 그러는 거예요.



저는 아직 결정도 안 내렸는데."



현숙은 이 번을 준다는 말에 구미가 당기긴 하나 결정을 내리지 않은 체 웃으면서



반문했다.



"그 여편네야 서울 슈퍼 단골 아님감. 그라고 승혜 엄마는 우리 집 단골잉께 당연히 이 번



을 줘야지 안 그려? 그라고 결정을 내리고 안 내릴 것도 없어. 막말로 은행에 가 봐. 적금



한달치 불입했다고 원금을 내 줄거 가텨. 어림 반푼 어치도 없지. 그것 뿐인 줄 알아. 인감



증명서 떼와라. 보징인 안쳐라, 귀찮은 서류가 좀 많아.



그랑께 우리 같이 없는 사람들은 뭐니뭐니 해도 몫돈 만드는 데는 계만큼 좋응게 없어. 하긴 승혜 내야 남편 직장 확실하겠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월급날 만 되면 돈이 착착 나오니까 해당 사항 없는 말인지도 모르지



만 말여."



영이네가 현숙을 계원으로 끌어 드리는 이유는 마지막 말에 있었다. 재벌 회사는 아니지만



이름만 대면 쉽게 떠오르는 중소 기업체에 다니는 남편을 둔 현숙이 계원이 된다면, 다른



사람이 보기에 제법 믿을 만한 사람만 계원으로 가입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아줌마 말대로 이 번을 든다면 그만큼 불입액도 많아지잖아요?"



현숙은 계를 들어보고 싶은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지는 것을 느끼며 구체적으로 물었다.



"불입액이 많은 거야 당연한 거 아녀. 그란데 아무리 불입액이 많다 해도. 삼 백 만원에 대



한 이자 보다는 작응께. 그런 걱정일 랑 하지도 말아."



계의 구조가 선 순위로 갈수록 불입액이 많아지고 후순위로 갈수록 불입액이 적어지게



마련이다. 바꾸어 말한다면 계금을 미리 타면, 늦게 타는 사람들의 이자를 보충해 주게



되고, 늦게 타는 사람은 불입액 총액이 원금 보다 적게 된다. 영이네는 계 오야를 하는



틈틈이 사채놀이를 하여 쏠쏠한 재미를 보는 여자답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얼굴로



잘라 말했다.



"하긴 그런 맛에 계를 든다고 하는 말은 들었어요."



현숙은 사과를 비닐 봉지에 담아 놓고, 냉장고로 가서 피티병에 든 콜라를 꺼내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내 말이 바로 그말여. 그라고 곗돈을 타면 내가 믿을 만 한데다 놔줄게. 한 달에 육만 원씩



착착 나오는 구멍에다 말여. 그람 말번 보다 원금이 훨씬 적게 들어 갈껴. 그랑께 두 말 하



지 않게 계 드는 걸로 생각햐. 알았어?"



영이네 는 현숙의 돈을 다른 사람한테 빌려주고 적어도 이부 오리는 받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되면 가만히 앉아서 한 달에 만 오천원 씩 굴러 들어오는 셈이 된다.



"알았어요. 하지만 꼭 든다는 말은 아니고, 승혜 아빠하고 상의를 해 봐야 하니까



지금 확답을 지을 수 없군요."



"그랴. 아직 시간은 많으니께 천천히 생각해도 상관없지 뭐."



영이네 는 현숙이 가입하는 쪽으로 확신을 둔체 가능한 부담을 갖지 않도록



쉽게 대답했다. 현숙이 종점 슈퍼를 나와 집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을 때는



제법 빗줄기가 굵어 졌을 때 였다. 우산을 쓰지 않은 오십대 여자가 머리카락과



어깨가 늘어지도록 비를 맞고 지나가는 것을 보고 걸음을 빨리 했다.



우산을 가지고 학교 앞에 가서 승혜를 기다리기 위해서 였다. 슈퍼에서 사 온 물건들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곧 바로 밖으로 나갔다. 문을 잠그기 위해 문 앞에 돌아섰을 때



안에서 전화벨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현세 일꺼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서



얼른 전화기 앞으로 갔다.



아냐, 오늘은 승혜 생일 이잖어. 내가 왜 그걸 몰랐지......



현숙은 다시 절망하기 시작했다. 다른 날도 아닌 딸의 생일날 김현세와 거실에서



뜨겁게 흐느꼈던 일이 뼈가 저리는 후회로 내려앉았다.



이러면 안돼!



현숙은 수화기를 들지 않았다. 전화벨 소리는 여전히 귀청을 때렸다.



코드를 빼 놓을까 하다가, 혹시 남편한테 전화가 걸려 오면 어쩌나 하는 생각으로



밖으로 나왔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승혜가 비를 맞고



오기 전에 빨리 가야겠다며 서둘러 계단을 내려갔다.



앞으로는 절대 만나지 않겠어.



다른 날도 아니고 딸의 생일 날 불륜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입술을 꼭 다물고 총총 걸음으로 골목을 빠져 나오면서 부터는 또 생각이 바뀌었다.



만나지는 않더라고 전화를 하지 말라고 말하고 나올 걸 그랬나, 하고 후회를 하면서



버스 정류장이 있는 푸른 약국 앞으로 나왔다. 학교는 신호등을 건너서 언덕 위에 있었다.



건너편으로 우산을 손에 든 여자들이 색색의 우산을 쓰고 언덕을 올라가는 게 보였다.



승혜야 엄마가 잘못했어!



현숙은 불륜에 눈이 먼 엄마를 둔 덕분에 혼자 외롭게 서 있을 승혜를 생각하니



눈물이 쏟아 졌다. 우산으로 앞을 가리고 얼른 눈물을 닦아 내며 부지런히 걸었다.



승혜야!



학교 정문 앞에는 우산을 들고 온 학부형들이 무리를 이루고 서성거리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승혜네 반은 물론이고 모든 학급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그때부터는 오직 승혜만 생각하며 십여 분 기다리고 있으니까



아이들이 한 명 두명씩 나오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학부형들은 반가운 얼굴로



아이들을 맞이하여 우산을 쓰고 언덕 밑으로 내려갔다.



혹시!



기다리고 있으면 당연히 승혜가 깡충깡충 나올 것이 분명하면서도 불안했다.



자신의 불륜을 욕하며 학교 뒷문을 통해 도시 어느 곳으론가 가 버리고 말았을 것



같은 불안감이었다.



정말 그런 건가?



현숙은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언제부턴지 손바닥에 땀이 진득하게 고여 오는 가 하면,



혀가 꺼칠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입안이 바짝바짝 타고 있었다.



휴!



승혜 였다. 승혜는 한 무리의 아이들이 빠져나간 다음에 뒤늦게 나타났다.



그 뒤에 보람이가 빗줄기가 내려꽂히는 운동장을 쳐다보며 천천히 뒤 따라왔다.



"왜 이제 나오는 거니? 엄마가 한참이나 기다렸는데."



현숙은 해맑게 웃는 승혜를 꼭 껴 않고 마구 뽀뽀를 해댔다. 기쁨의 눈물이 글썽거리도록



뽀뽀를 하다가 쓸쓸한 모습으로 서 있는 보람이를 의식하고 허리를 폈다.



"응. 보람이네 반이 늦게 끝났잖아. 그래서 복도에서 기다리느라고 늦었어.



"저런 우리 승혜 착하기도 해라. '



현숙은 다신 한번 승혜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 후에 보람이 앞으로 갔다. 밖에 이렇게 비가



내리는데 받지 않는 전화를 걸고 있을 김현세의 얼굴이 떠올랐다.



"자. 우리 보람이도 이 우산을 써."



보람이에게 우산을 건내주려니까. 그 동안 잊고 있었던 그 무엇이 떠올랐다.



바로 보람이 였다. 단순히 보람이가 김현세의 딸이라는 것만 생각하고 있었지,



자신이 김현세에게 이끌려 갈수록 엄마가 없는 보람이가 얼마나 외롭고



힘들어 할까 를 생각하니 그 어떤 유혹이 있더라도 김현세와 정리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엄마! 나 내 친구들 우리 집에 오라고 했어. 내 생일이라고 말야."



승혜가 우산을 뒤로 젖히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잘했구나. 그런데 생일이란 말은 하지 말지 그랬니. 애 들이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까?"



"괜찮을 꺼야. 나도 친구들 생일날 선물 사 가지고 갔잖아."



"그래. 잘했다. 보람이는 아빠가 마중 안 나와서 섭섭하겠구나."



현숙은 승혜와 보폭을 맞추며 걷고 있는 보람이에게 죄책감에서 비롯되는 미소를 보냈다.



"아빠는 지금 주무실꺼에요. 어제 저녁에 밤을 꼬박 새웠거든요.



그리고 저는 비 맞는 게 좋아서 아빠가 마중 안 나와도 괜찮아요. 아줌마."



현숙은 보람이의 말을 듣고 저윽이 놀랐다. 승혜와 같은 나이 이면서,



너무 어른스러워 보였기 때문이다. 늘 텁수룩한 턱수염에 잠을 덜 잔 듯한 얼굴로



세상을 권태스럽게 살아가는 듯한 김현세의 새로운 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흔들었다. 더 이상은 그에게 털끝만 한 관심도 가져서는 안된다는



생각에서 였다.



"보람아, 우리 아빠가 내 생일 선물로 오늘 저녁에 게임기 사 온단다. "



횡단보도 앞에 멈추었을 때 승혜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언제부턴지 소나기는



부드러운 안개비로 변해 있었다.



"정말?"



보람이가 우산 밖으로 손을 내밀어 손바닥으로 비를 느끼고 있다가 반문했다.



"그래. 엄마 내 말 맞지?"



"보람이는 벌써 아빠가 게임기 사줬는걸?"



현숙은 우울한 얼굴로 대답하고 차도로 내려서는 승혜의 손을 잡아 인도로



올라오게 했다.



"하지만, 아빠가 사 오는 게임기는 보람이 것 보다 더 좋을 꺼야. 엄마 내 말 맞지?"



우산을 보람이에게 건네준 승혜는 현숙의 손을 뿌리치고 차도 와, 인도 사이를



강아지처럼 깡충거리며 콧노래를 불렀다.



"승혜야 보람이처럼 가만 서 있어. 위험하잖아."



현숙은 제과 회사의 로고가 찍혀 있는 트럭 한 대가 눈길을 미끄러 지듯이



스쳐 가는 것을 보고 승혜의 손을 잡아 당겼다.



"어. 푸른 신호등이다!"



승혜는 현숙에게 잡힌 손을 풀으며 단 걸음에 횡단보도로 로 들어섰다. 그때였다.



빨간 색 프라이드가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오더니 앞 범퍼가 승혜의 허리에 닿으려는



직전에 끼익 멈추었다.



"엄마!"



승혜는 빨간 색의 차가 제 앞으로 덮쳐 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제 풀에 놀라서



미끄러졌다.



"승혜야!"



현숙은 우산을 집어던지고 승혜에게 달려들었다. 머리카락이 곤두서는 듯한



놀라움 때문에 눈앞이 캄캄한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았다.



승혜의 새빨간 피가 빗물에 얼룩져 있을 것 같은 환상 속에 승혜를 쳐다보았다.



"승혜야!"



현숙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승혜의 상체를 일으켰다.



"엄마. 나 안 다쳤어."



승혜는 현숙이 이끄는 대로 일어서서 엉덩이와 어깨에 묻은 빗물을 툭툭 털어 냈다.



"다치지 않았니?"



현숙 못지 않게 놀란 운전사가 승혜의 눈을 털어 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체 물었다.



"괜찮아요. 아저씨. 미끄러졌을 뿐이에요."



승혜는 멋쩍은 얼굴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끌어올리며 씨익 웃었다.



"정말 괜찮은 거니. 병원에 안 가 봐도 돼?"



현숙은 안심할 수 없었다. 승혜의 다리며, 팔 허리 어깨를 매만지며 다급한 음성으로



물었다.



"걱정이 되시면 병원에 가 보시죠. 제가 느끼기에 차에 부딪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



삼십대 의 운전사도 그게 좋다는 얼굴로 현숙에게 말했다.



"엄마, 나 병원에 안 가도 돼. 여기 닿지 않고 그냥 미끄러졌을 뿐야."



"정말 안 아퍼. 다친 데도 없구?"



보람이가 걱정스럽게 물었다.



"응. 하나도 안 아파."



현숙은 신호등이 바뀌는 것을 보고 일단 승혜를 푸른 약국 앞 인도로 데리고 나왔다.



"괜찮을 꺼예요. 저도 약방 안에서 봤는데 차에 부딪친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푸른 약국 문이 열리면서, 약사 가운을 입은 주인 여자가 현숙에게 아는 체 하며



거들었다.



"휴! 다행이다. 엄마 말 안 들으니까, 이런 꼴을 당하잖아. 정말 병원에



안 가 봐도 되겠니?"



"정 걱정이 되시면 일단 하룻밤 자 보고 내일이라도 연락을 주시죠."



프라이드를 인도에 붙여서 주차해 놓고 횡단보도를 건너 온 운전사가,



약사의 말에 힘입어 명함과 주민등록증을 내 보였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라 혹 모르니까. 연락처를 적어 두기로 하죠."



현숙은 약국 안으로 들어가 팬을 빌려서 명함 뒷면에 운전사의 주민등록증



전화 번호를 적었다. 그리고 놀랐을 지도 모르는 승혜를 위해 청심환을 한 알 산



다음에 밖으로 나왔다.



"엄마, 영진이도 불러도 돼?"



승혜는 언제 교통사고를 당할 뻔했느냐는 얼굴로 보람이와 재잘거리고 있다가



약국을 나오는 현숙에게다가 왔다.



"영진이가 누구니?"



현숙이 굳은 얼굴로 되물었다. 승혜가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비로소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만약 집을 나오기 전에 김현세와 약속을 하고



나왔더라면 분명히 사랑하는 딸 승혜는 죽어 버렸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승혜를 앞세우고 집에 도착한 현숙은 문을 열기 위해 손 지갑을 열었다.



집안에서 문을 잠글 때처럼 다시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김현세가 분명했다.



빨리 전화를 받아서 이 순간부터는 관계를 끊어야겠다고 서둘러 열쇠를 돌렸으나,



문고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엄마 빨리 문 열어 봐. 전화 왔어."



"지금 열고 있잖어."



현숙은 열쇠 구멍에서 열쇠를 빼서 다시 한번 집어넣고 돌렸다. 쇠의 둔탁한 마찰음 속에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때까지 정신없이



울어 되던 전화벨 소리가 안방으로 들어가는 순간 뚝 멎어 버렸다.



"여보세요."



현숙은 전화가 끊어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화기를 들어보았다. 생각했던 것처럼



전화는 이미 끊어진 상태 였다. 보람이가 집으로 들어가는 순간 김현세가 수화기를



내려놓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어디서 걸려 온 전화야?"



승혜가 뒤 따라와서 물었다.



"응. 우리가 전화를 안 받는 줄 알고 끊었나 봐."



현숙은 전화벨 소리를 피했던 때 와 다르게 어서 전화가 오길 기다렸다. 팔짱을 끼고 전화



기 옆에 서 있는데 방안에서 승혜가 제 생일을 스스로 축하하는 노래 소리가 흘러 나왔다.